"수익률 몇개만 비교해 보세요, 한국 주식 살 이유가 없어요"

"수익률 몇개만 비교해 보세요, 한국 주식 살 이유가 없어요"

한정수 기자
2020.04.22 12:07

[MT리포트]코로나19에 비행기 탄 개미들①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후폭풍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안정적이던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한국 개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개미들은 왜 돈을 싸들고 해외로 나가고 있는 걸까? 해외 주식 투자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펴봤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급락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 개인 순매수액이 11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 1분기 해외 주식 투자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수익률 측면에서의 매력도, 장기투자할 혁신 기업의 존재 등을 들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화증권(주식·채권) 결제금액은 총 665억8000만달러(약 82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8% 늘어났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475억7000만달러)보다도 40% 높은 수준이다.

결제 금액 1위 주식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8억1500만달러 매수, 6억5500만달러 매도로 총 결제금액이 14억7000만달러(약 1조8175억원)에 달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증시, 분명히 한국보다 더 빠르고 확실하게 회복한다고 믿는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사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비욘드미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 양모씨(35)는 "중·장기적인 수익률이 비교가 되지 않는데 굳이 한국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과 비자를 매입했다는 직장인 배모씨(33)도 "미국 증시가 굉장히 많이 오른 상태에서 코로나19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나, 회복이 국내 증시보다 더 빠르고 확실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해 초 317.69달러에서 지난해 말 430.38달러까지 35.5%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21일 901달러까지 급등했다. 당시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며 다시 420달러선까지 떨어졌지만 1개월 만에 반등하며 현재 700달러선까지 올랐다.

각 기업이 처한 상황과 산업 구조 등을 고려할 때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를 살펴보면 테슬라가 얼마나 대단한 수익률을 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만4000원에서 12만5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 들어 13만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지난달 중순 6만원대까지 뚝 떨어졌고 현재는 8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미국 대형주를 모아 둔 S&P500지수는 지난해 2531.94에서 3240.02까지 30%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465.29에서 3050.12까지 23.7%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10.00에서 2197.67까지 9.3% 오르는 데 그쳤다.

장기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해외에 더 많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대형주, 우량주 투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해외 기업들이 규모나 산업 측면에서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올인'하는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40대 김모씨는 "투자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가치가 높고, 앞으로 가치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큰 매력이 있는 기업을 사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해외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보다 더 혁신적이고,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퍼져있는 만큼 당연히 해외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 투자, 그 자체로 위험성 커…항상 염두에 둬야"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주식 투자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은데도 해외 주식 투자 금액이 증가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 주식 투자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환율이나 수수료 등 고민을 해봐야 할 사항도 많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하는 해외 주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언제든지 다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특히 과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에서 쓴맛을 본 20∼30대 젊은 층에서 한탕을 노리고 거액을 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투자는 사실 그 자체로 엄청나게 많은 위험성을 안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본적으로 개인은 헷징(위험회피)을 하기 힘드니 환율 리스크가 크고, 해외의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국내 정세나 경제에 대한 이해도보다 해외 정세나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전체 자산 규모에서 10% 내외로만 해외 투자를 하는 등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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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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