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로나19에 비행기 탄 개미들②

해외 주식을 바구니에 담는 개미(개인 투자자)의 마음 속에는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믿음이 굳게 깔려있다. 이 같은 믿음을 바탕으로 폭락장에서 해외 주식에 투자한 개미는 실제 국내 주식 투자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한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 7억8997만달러를 순매수 했다. 한화로 약 1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4억달러 수준이던 지난 1~2월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월평균 2억달러였던 지난해보다는 3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증시 반등이 본격화한 이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이달들어 지난 21일까지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14억달러(1조7000억원)로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월별 최대 순매수 규모다.
개인이 이처럼 폭락장과 반등장에서 미국 주식을 적극 매수한 이유는 무엇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있는 국내 주식보다 성장성 있고 높은 수익률을 실현해 온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사이 애플 등 주요 미국 주식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도 최근 투자금이 몰린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처 투자하지 못하고 미국 증시의 상승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투자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조정을 계기로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에만 주가가 86%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56%), 알라바바(55.2%), 페이스북(51.3%), 비자(41.4%), 알파벳A(2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가 40~5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국내에서는 대장주 삼성전자(44%)와 SK하이닉스(55.3%), NAVER(58.1%) 등을 제외하곤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시장수익률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 폭락장에서도 국내보단 해외가 나을 것이란 믿음이 해외투자 수요를 자극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해외 주식은 애플로 이 기간 2억5917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구글의 지주사 알파벳C(의결권 없는 주식) 8094만달러 △테슬라 704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 6978만달러 △알파벳A(의결권 있는 주식) 5163만달러 △쇼와 덴코 5146만달러 △보잉 5025만달러 등을 매수했다.
폭락장에서 개인의 국내와 해외 순매수 상위 종목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이번에도 해외 주식의 수익률이 더 나았다. 해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지난달 23일 저점 대비 평균 27.6% 오른 반면, 국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같은 기간 19.5% 올랐다. 폭락이 시작된 지난달 초와 비교해도 해외 주식 수익률은 평균 -12.3%로 -15.8%를 기록한 국내 주식보다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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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 회복을 넘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쓰고 있는 중이다. 지난 21일 기준 아마존 주가는 2328.12달러로 이달 들어서만 19.4% 상승했다.
이달에는 국내와 해외 공통적으로 국제 유가 관련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폭락한 국제 유가가 반등하길 기대하며 매수에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는 KODEX WTI원유선물(H)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했고 해외에서는 'ProShares Ultra Bloomberg Crude Oil' ETF와 United States Oil Fund 등을 매수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다.
유가 관련 종목을 제외한 수익률을 따져보면 이달에도 해외 주식 수익률이 더 좋았다. 이달 해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유가 관련 종목을 제외한 8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4월1~21일)은 5.7%로 같은 기간 평균 1.1% 하락한 국내 주식보다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