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투자노트]
최근 몇 년새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씩 오르면서 집 없는 사람들이 '이러다 영영 집을 못 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쫓기고 있다. 게다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무리를 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겠다는 유혹을 강하게 받는다.
그러나 '파이낸셜 사무라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재테크 전문가 샘 고겐(Sam Doge)은 집값이 오르고 금리가 떨어지는 외부 변수만으로 주택 구매를 결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주택 구매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본인의 재정 상태라는 의견이다.
물론 이런 ‘건전하고 상식적인’ 조언에 따라 집을 안 사고 돈을 모으다 많은 무주택자들이 집값 폭등에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이 대혼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그의 설명은 들어볼 만하다.
그는 무리하게 돈을 끌어모아 집을 사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며 주택 구입의 ‘30/30/3’ 법칙을 소개했다. 이 3가지 규칙을 다 지키면 이상적이지만 다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소 하나는 지켜야 한다는 조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매월 갚아야 할 주택 관련 대출의 원리금이 전체 월소득의 30%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집값이 계속 오르자 많은 사람들이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이 월소득의 30%를 넘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대해 고겐은 고소득자의 경우 원리금이 월소득의 30%를 넘어도 재정적으로 견딜만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30% 비율을 넘기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월소득이 1000만원인 가구는 주택 관련 대출에 매월 40%인 400만원을 써도 600만원이 남는다. 하지만 월소득이 300만원인 가구는 40%인 120만원을 쓰면 180만원밖에 남지 않는다.
식비와 교통비 등 각종 생활비를 고려할 때 월소득이 적을수록 주택 관련 대출의 원리금 비율이 높으면 재정적으로 취약해진다.
집을 사기 전에 전체 집값의 최소 30%는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세를 살고 있는 상황에서 집을 산다면 전세 보증금을 제외하고 사려는 집 매매가의 최소 30%는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집값의 30%를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매매계약을 할 때 보증금과 중도금, 완충용 현금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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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와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을 감안할 때 잔금 지불시 집값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장 집값의 30%에 해당하는 현금 동원력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어떤 집을 살만한 능력이 되는지 점검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은 집값이 연 가구소득의 3배 이내인지 살펴보는 것이다. 연 가구소득이 1억원이라면 3억원 이내의 집을 사라는 얘기다.
하지만 고겐은 최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집값은 폭등하면서 중산층이 도시에서 연 가구소득의 3배가 넘지 않는 집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5배까지는 괜찮다고 지적했다. 연 가구소득이 1억원이라면 집값 5억원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고겐이 활동하는 미국에서나 통하는 얘기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 중간값이 1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연 가구소득이 대략 2억원은 돼야 서울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라면 각각 연봉 1억원은 돼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
그럼에도 고겐이 연 가구소득의 5배가 넘는 집은 사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집값이 비쌀수록 보유세가 올라가고 각종 유지비용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저금리와 집값 폭등을 감안하면 ‘30/30/3’ 규칙은 사실상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고겐은 미국에서는 빚을 거의 내지 않고 현금으로 집을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빚내 집 사는 것이 역사적으로 일반적인 기준이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30/30/3’ 규칙을 어기려면 재정 자원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다음 4가지를 제안했다.
*집 일부를 임대하는 방법
*부업으로 추가적인 수입을 올리거나 집을 사무실 삼아 창업하는 방법. 집을 사무실로 쓰면 통신비 등을 사업상 지출로 처리할 수 있다.
*협상을 통해 연봉을 올리거나 고연봉직으로 이직하는 방법
*부모님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방법
고겐은 집을 사는 것에 많은 이점이 있지만 재정적으로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집을 사는데 드는 돈 말고도 보유세와 유지비 등으로 집에는 계속 돈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집을 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생활의 안정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집값이 오르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집에서 안정적으로 살면서 좋은 추억을 쌓는 것 자체가 재산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