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자사주 소각 대신 기업들의 EB(교환사채) 발행이 급증한 데 대해 "공시·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교환사채 규제 공백 문제는 일단 공시와 공시 위반시 제재 등을 강화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충실의무가 담긴 상법개정에 따라 주주충실 의무가 기제로서 작용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자사주 처분 방법이나 규율이 형성되면 교환사채로 갈 수 있는 부분이 차단되거나 처분의 원칙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교환사채 규제 공백을 막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환사채는 사전에 합의된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상장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재무적 활용 가치가 사라지지만 교환사채를 발행하면 투자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교환사채 발행 결정시 주주이익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정보를 상세히 기재하도록 공시 작성기준을 개정해 20일부터 시행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까지 30건이 안 되던 교환사채 발행 건수가 올해 9월에만 39건으로 급증했다"며 "교환사채 발행은 신주 발행과 거의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지만 신주 발행과 달리 규제의 공백이 있다"고 했다.
태광산업(1,169,000원 ▼16,000 -1.35%)의 사례를 들며 기업의 불법 승계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올초 자사주 처분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으나 지난 6월 발행주식 24.4%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량을 담보로 3185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결정했다. 교환사채 발행 직후 태광산업, T2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태광산업 컨소시엄은 애경산업(14,370원 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두고 태광산업 오너 일가가 보유한 투자사 T2PE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T2PE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투자회사로 태광산업과 티시스가 각각 지분 41%를 보유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자녀 이현준·이현나씨도 각각 지분 9%를 보유했다. 이현준·이현나씨는 티시스 지분도 각각 11.3%, 0.55%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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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이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모든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신 의원은 "주요 상장사들이 교환사채를 앞다퉈 발행하며 불법 부당승계에 활용하기 위해 규제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며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를 지적하기 위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