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상품 '좀비기업' 퇴출 요건 앞당길 것"…거래소 지주전환 효과는?

"썩은 상품 '좀비기업' 퇴출 요건 앞당길 것"…거래소 지주전환 효과는?

방윤영 기자, 김창현 기자
2026.02.05 16:51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업무현황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업무현황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거래소 개혁 논의의 시작은 코스닥 시장의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부실기업 비중이 높아 언제 동전주가 될지 모른다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부실기업은 신속히 퇴출하고 혁신기업에는 진입 문턱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정치권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백화점이 매력적이려면 썩은 상품, 먼지가 많이 묻어 있는 오래된 상품을 빨리 걷어내고 그 빈자리에 손님들이 봐서 굉장히 매력적인 상품들이 있어야 선순환이 될 것"이라며 "썩은 상품, 부실기업을 퇴출하는 데 더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상장폐지 요건으로 시가총액 기준 40억원 미만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늘렸고 내년에 200억, 그 다음에 3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이것도 저희가 더 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부실기업을 퇴출하기 위해 시가총액 300억·매출액 1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즉시 퇴출하는 등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다. 시가총액 등 요건은 3년에 걸쳐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 위원장은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를 향해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히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가총액·매출액 관련 상장폐지 기준 단계적 강화/그래픽=이지혜
시가총액·매출액 관련 상장폐지 기준 단계적 강화/그래픽=이지혜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뿐만 아니라 혁신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개혁도 필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한국거래소 내에 둔 코스닥시장본부를 뒀는데 이를 따로 떼어내 코스피와 코스닥이 경쟁하는 구조로 만드는 방법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장한 사례를 모델로 삼자는 논리다. 이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과 비슷한 방안이다. 금융당국도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코스피·코스닥이 두 거래소로 분리되면 서로 혁신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게 되고 상장 수수료 인하나 심사 역량을 키우는 등 심사 서비스도 개선될 수 있다. 시장 정체성도 분명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코스닥은 2부 시장으로 인식되는데 기술·혁신전문 시장이라는 정체성이 확립되면 나스닥처럼 대장주도 코스닥에 남을 유인이 생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현재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분리된 본부 체제 아래에서 상장 심사와 시장 관리, 제도 운용이 이뤄지고 있고 의사결정과 인사 역시 본부 단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 분리만으로는 실제 운영 방식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결국 거래소 지배구조 아래에 놓인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주회사 아래에 자회사 형태가 도입되더라도 각 시장은 동일한 지배 체계 아래에서 운영되는 만큼 법인이 완전히 분리돼 운영되는 해외 주요 거래소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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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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