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불공정거래·회계부정 관련 내부자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신고포상금 상한을 전면 폐지한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외부감사법 시행령, 불공정거래·회계부정 포상규정 등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4월7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상반기 내에 시행될 예정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주가조작·회계부정 신고 포상금 지급상한을 없앤다. 지금까지 포상금 상한액은 불공정거래가 30억원, 회계부정이 10억원이었다. 주가조작 등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내부자의 정보제공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으나 내부고발자 입장에선 신고에 따른 위험부담 대비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신고할 유인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 제도를 비교하며 과감한 신고포상금제도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내부고발자 제보로 100만달러 이상 금전적 제재를 확정·회수한 경우 제재금의 30%까지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실제 3700억원을 지급한 사례가 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에서 "신고포상금 지급액 상한을 대폭 상향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5년간 불공정거래 관련 신고포상금 지급 건수는 13건으로 건당 평균 금액은 4848만원에 불과하다. 회계부정 신고포상금도 35건, 평균 7457만원 수준이다.
포상금 산정 방식도 간소화했다. 적발·환수된 부당이득(불공정거래)·과징금(회계부정)의 최대 30%를 지급한다. 지금까지는 포상금 산정 기준이 복잡해 거액의 불공정거래 등을 신고해도 이에 비례한 포상금을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존재했다.
단적인 예로 1000억원 규모의 주가조작을 내부고발할 경우 30%인 300억원을 포상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개선 이후 포상금 규모는 기존 대비 3~4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부당이득·과징금이 적더라도 신고 활성화를 위해 최소 포상금으로 불공정거래 500만원, 회계부정에 대해서는 300만원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더라도 필요성이 인정되면 최소 포상금을 준다.
경찰청·국민권익위원회 등 어디에 신고하더라도 포상금 지급 대상으로 한다. 그동안 금융위·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한국공인회계사회가 아닌 다른 곳에 신고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포상금 지급이 불가능했다. 관련 부처가 금융위에 신고 내용을 공유하도록 부처 간 협조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PICK!
포상금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신속한 지급을 위해 과징금을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예산을 통해 집행하고 있다. 더불어 내부고발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련 법규와 공익신고자보호법상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신고 포상금 제도개선을 통해 '주가조작·회계부정은 반드시 드러난다. 적발되면 패가망신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방침을 명확히 한다는 목표다. 금융위 관계자는 "잠자는 내부자들을 깨울만한 강력한 유인책을 통해 범죄행위가 구조적으로 조기에 적발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걸리면 벌금, 안 걸리면 대박'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완전히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