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국제 정세 불안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코스닥 시장이 주요 투자자인 개인들의 외면을 받으며 급격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밸류에이션(가치산정)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KRX)에서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4% 내려간 978.44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 낙폭이다. 전날 4.62%가 빠진데 이어 이날 14% 가까이 빠지면서 2 거래일 동안 약 19%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 위축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급등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밸류에이션이 약하고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나 테마주 비중이 높다. 대내외적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최근 코스닥은 주요 투자 기반이 됐던 개인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외국인 시장 유입 영향을 크게 받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전통적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받쳐주는 시장이다.
그러나 지난 설 연휴 이후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약 4조원 가량 코스닥에서 순매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4일에도 1조원 넘게 개인들이 순매도를 하며 코스닥 하방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대형주 위주로 유동성이 몰리는 상황에서 정책 지원 가능성 등의 재료로 버티던 코스닥이 중동발 리스크가 실제 발생하면서 급락 위험에 처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의 상승과 하락 종목 수 비율을 나타내는 ADR(Advanced Decline Ration)도 코스닥은 급격하게 과매도 구간으로 진입하는 양상이다.
ADR은 20거래일 동안 상승종목 누계를 하락종목 누계로 나눈 백분율로 표시하는데, 120% 이상이면 과매수, 70% 아래면 과매도 구간으로 분류한다. 100% 근접할수록 상승종목과 하락종목이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본다. 이날 코스닥 ADR은 70.46%로 나타났다. 실제 하락한 종목도 1700개가 넘는다. 상승 종목은 30여개에 불과했다. 불과 일주일 전인 2월25일 ADR이 102.76%였다. 그나마 코스피는 이날 ADR 92.04%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외 뉴스와 투자심리에 의한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도가 진정됐고 환율도 오히려 하락했는데 뉴스와 우려 만으로 이런 낙폭이 나오는건 과도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투자 기반이 취약한 코스닥은 더욱 공포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