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자동주문 수단인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계좌를 활용해 가격을 띄우고 매수·매도거래를 서로 주고받아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속여 시세조종에 나선 혐의자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거래소 접속 차단, API 서비스 제한 등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제8차 정례회의에서 가상자산 시장 시세조종 사건 2건 혐의자에 대해 수사기관 통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자동주문 수단인 API를 활용해 통정매매·고가매수 등 시세조종에 나선 혐의자를 잡아냈다. 혐의자는 일정 대가를 지불하고 여러 사람의 API 키(key)를 확보해 순차적으로 고가매수 주문을 넣어 가격을 올린 뒤 계좌 간 매수·매도를 주고받는 통정매매를 반복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꾸몄다. 이렇게 일반투자자 매수세가 들어오면 보유물량 대부분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챙겼다.
API는 이용자가 거래소 매매 시스템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매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API를 이용한 거래는 거래대금(매수·매도)의 30%대를 차지할 정도로 효과적인 거래수단으로 통용되고 있다. 특히 본인인증을 거쳐 발급되는 거래지시 수단인 API 키는 유출시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수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본인의 API 키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제공·대여하는 경우 약관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서비스 접속 차단, API 서비스 제한 등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이런 내용을 명확히 안내하도록 조치했다. API 키 발급시 이용자가 사용 예정인 IP(인터넷 주소) 등록을 의무화하고 등록한 IP를 통해서만 API 서비스 접근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이용자 주문 정보 수집·관리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의 자체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를 강화해 API 키 부당대여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계정을 선별하는 등 보다 정교한 시스템을 수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고가매수 등으로 단기간에 시세조종 주문을 내고 가격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으로 수천만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도 적발했다. 혐의자는 미리 특정 가상자산을 수천만원 규모로 사들인 뒤 고가매수 주문을 제출해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 매수세가 붙으면 오른 가격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차익을 본 이후에도 허수 매수 주문을 내 시세하락을 방어하며 매도 주문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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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가상자산 시장 불공정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의심거래를 발견하는 즉시 조사에 착수해 조치하고 있다"며 "이용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가격·거래량이 급등하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추종매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