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엔켐 사채권자, 2500억 CB 풋옵션 삭제 합의 '숨통'

[더벨]엔켐 사채권자, 2500억 CB 풋옵션 삭제 합의 '숨통'

양귀남 기자
2026.08.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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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오정강 엔켐 대표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14회차 전환사채(CB)의 풋옵션 삭제 등 조건 조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엔켐은 주가 하락으로 2000억 원이 넘는 조기상환 압박을 받았으나 이번 합의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시간을 확보했다. 향후 엔켐은 자산 매각과 미국 법인의 현지 상장 등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자들의 협조로 14회차 전환사채(CB) 조건을 조정할 수 있었다. 이를 기점으로 앞으로 채무 상환 및 자금 조달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정강 엔켐 대표는 27일 서울시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개최한 사채권자집회는 엔켐의 14회차 CB를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들이 참여했다.

엔켐은 지난 2024년 12월 2500억원 규모의 14회차 CB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 중 2000억원은 시설자금, 5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당시 공모 방식을 선택했지만 최초에는 청약률이 13.98%에 그쳤다. 잔여 물량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단인 대신증권이 인수했고 이후 재매각했다.

최근 해당 CB와 관련해 긴장감이 높아졌다. 엔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대응 능력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풋옵션 행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14회차 CB 조건에 따르면 1차 조기상환 청구기간은 다음달 30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다. 지급일은 오는 11월 29일이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1만2700원이다. 최근 엔켐 주가가 2만원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2000억원이 넘는 풋옵션이 행사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엔켐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응 능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60억원에 불과하다. 자산을 유동화하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풋옵션 행사 러시가 이어졌을 때,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에 이날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해 CB 조건 변경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각각 △조기상환청구권 삭제 △담보 추가 제공 △14회차 CB 단계적 매입 및 소각 △CB 만기 시 상환할증금 부여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엔켐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이날 개최한 사채권자집회에서 해당 의안이 통과됐다. 미상환 사채 중 1011억원 물량을 가진 사채권자들이 참석했고 이중 조건 변경 의안에 811억원 물량을 가진 사채권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사채권자집회 의안이 통과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사채권자집회 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출석한 사채권자 의결권의 3분의 2가 찬성하고 해당 종류 사채 전체 의결권의 3분의 1이 찬성해야 한다. 엔켐은 출석한 사채권자 중 80%가 찬성했고 14회차 CB의 미상환사채총액 기준 34%가 찬성하면서 의안은 가결됐다.

엔켐 입장에서는 한고비를 넘긴 셈이다. 풋옵션이 삭제되면서 당장의 상환 압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해당 CB의 만기는 2029년으로 약 3년의 시간을 번 셈이다.

아직 숙제는 남아있다. 엔켐은 미국 법인 지분과 폴란드, 헝가리 법인 지분의 담보 제공, 향후 3년간 매년 250억원씩 총 750억원 규모의 14회차 CB 매입 후 소각 등을 예고했다. 당장 오는 11월 250억원의 사채를 매입해야 하고 14회차 CB 이외에도 잔여 메자닌 상환 날짜도 점차 다가온다.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엔켐은 이미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Shinghwa Amperex 지분 매각을 통해 49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엔켐아메리카와 나스닥 상장사 더그로우허브와의 합병을 통한 현지 상장, 자금 조달도 추진한다. 합병 작업을 완료한 이후 엔켐은 단계적으로 최소 2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오정강 엔켐 대표는 "앞으로 사업적인 측면과 재무적인 측면 모두 상황이 점차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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