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교과부 "위성무게 4배 매단채 비행해 속도 못내"
과학기술위성 2호를 덮고 있던 페어링의 분리 이상으로 위성이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위성은 대기권에서 불에 타 소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26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1단과 2단의 분리, 위성 분리는 성공했으나, 페어링 분리 이상으로 위성궤도 진입에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한러 공동조사위원회(비행시험위원회)가 25일 나로호 발사 이후부터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 원인 등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고, 26일 오전 이같은 잠정적인 조사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나로호의 궤도진입 실패 원인과 관련, "페어링이 한쪽만 분리돼 남아 있는 페어링 무게로 인해 위성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속도를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위성의 4배 무게에 달하는 페어링 한쪽을 매단 채 나로호가 비행했기 때문에 궤도진입을 위한 속도(초속 8km)보다 1.8km 낮은 6.2km의 속도밖에 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2단 킥모터가 점화되면서 속도를 높여줘야 하지만 300kg 무게의 페어링을 한쪽에 달고 있었기 때문에 나로호의 무게 균형이 무너져 방향도 예정 궤도와 달라졌고, 속도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나로호는 2단 킥모터 점화시 고도는 300km로 정상을 유지했지만 연소 종료시 327km까지 상승했다. 이륙 후 540초 뒤 위성이 분리되면서 남아있던 페어링 한쪽마저 떨어져 나갔다. 이륙 후 660초 뒤에는 최대고도 386km도달한 후 지상으로 낙하했다.
나로호는 발사 225초 뒤 페어링 두 쪽이 모두 분리되고, 540초 뒤에는 고도 304km에서 위성과 분리되도록 예정돼 있었다.
김 차관은 또 과학기술위성 2호에 대해서는 공전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지구로 낙하됨에 따라 대기권에서 소멸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항우원 관계자는 "과학기술위성 2호는 초속 6km 넘었기 때문에 소멸한 것으로 본다. 통상 위성의 속도가 5km 넘어서면 대기권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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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또 "호주 다윈시 인근에 나로호가 발사된 25일 확인되지 않은 물체가 낙하됐다는 연락이 호주대사관에서 왔다"며 "2단 로켓에 있는 내열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지에서 직접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아울러 한국과 러시아 간 발사실패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페어링 분리는 한러 계약에 따라 우리쪽 담당"이라며 "한러 위원회를 통해 협의체제를 유지하면서 원인을 분석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나로호는 항우연과 러시아 우주기업 흐루니체프가 2004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총 2차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실패 시 한차례 더 발사하게 된다.
교과부는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성공적인 재발사를 위해 정부 차원의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26일 구성하고, 28일 1차 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한편 교과부는 발사체의 비행이 실패하는 원인 중 추진시스템 관련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1, 2단 로켓 분리와 나로호의 비행 실패 원인인 페어링 분리가 실패 원인으로 자리잡는 비중은 12.6%다고 소개했다.
페어링 분리 실패로 인한 최근의 발사 실패 사례로는 지난 2월 24일에 있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탄소관측위성을 실어 쏘아올린 로켓 '토러스 XL'은 페어링 분리 실패로 대기권에 진입되며 연소됐다. 나머지 잔해는 남극 근처 태평양에 떨어졌다.
앞서 미국,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들의 실패사례들 중에서도 페어링 분리가 원인이 된 경우를 다수 있었다.
미국이 1964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탐사용 로켓으로 전환해 쏘아올린 '아틀라스 로켓'을 필두로 같은 해 러시아가 쏘아올린 '코스모스 2호'도 페어링 분리 실패로 정상적인 비행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어 1969년 러시아의 '프로톤', 1970년 미국 아틀라스와 '유로파 로켓'도 동일한 이유로 비행에 실패했다. 1973년 프랑스, 1981년 우크라이나에서도 페어링 분리 실패가 정상 비행의 걸림돌이 됐다. 미국이 1999년 쏘아올린 '아티나'는 발사 4분만에 페어링 결함으로 비행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