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경훈 케이넷 이사 "확실한 비전 제시하는 곳에 투자"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국 수익을 창출할 만한 업체에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한 벤처투자사가 단행한 대규모 투자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동안 벤처투자시장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게임업종에 거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 겁없는(?) 벤처투자사는 바로 케이넷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케이넷)다. 이 회사는 최근 온라인게임업체 블루홀스튜디오에 99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주도한 부경훈(사진) 케이넷 이사는 "투자처를 물색하다가 블루홀스튜디오의 비전과 목표가 확실하다고 판단돼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몇 안 되는 상황에서 블루홀스튜디오는 개발사로서의 미래도 밝아보였다"고 말했다.
부 이사가 블루홀스튜디오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지난해 초였다. 당시는 블루홀스튜디오가 기대작 '테라'를 세상에 공개하기도 전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1세대인 장병규 의장이 직접 회사를 설립한데다 32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작 '테라'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3번째 비공개테스트(CBT)를 앞두고 있는 테라는 여전히 올해 최고 기대작이다.
하지만 1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선뜻 내놓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욱이 케이넷이 운영하고 있는 500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펀드는 SK텔레콤(295억) 등이 기관투자가(LP)로 참여하고 있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블루홀스튜디오의 창업자인 장 의장에 대한 믿음이 워낙 컸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 더욱이 부 이사의 '화려한' 이력도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요인이었다.
부 이사는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NHN(198,400원 ▲2,600 +1.33%)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를 맡게 된 것은 부 이사와 NHN의 각별한 인연 덕분이다. 부 이사는 1990년대말 한국기술투자에 근무하던 시절,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NHN(당시 네이버)에 100억원을 투자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로서는 엄청나게 큰 금액이었고, 벤처 업체였던 NHN에 큰 힘이 됐다. NHN의 급성장으로 결국 이 투자도 성공을 거뒀다 .
부 이사는 "NHN의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과는 네이버가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있을 때 처음 만났다"며 "이 의장의 비전을 들어보고 투자를 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어 1999년 6월 네이버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2000년 1월에 한게임에도 투자를 결정해 한 때 네이버의 최대주주가 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성공한 투자자의 길을 걷고 있는 부 이사지만, 막연하게 투자를 바라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부 이사는 "전체 투자의 20~30%만 성공할 정도로 투자가 쉽지 않다"며 "따라서 투자자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업체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데 명확한 비전도 제시하지 않고 투자를 바라는 것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