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디어권력에 '인사'하는 방통위

[기자수첩]미디어권력에 '인사'하는 방통위

신혜선 기자
2011.04.11 07:00

방통위의 신임 상임위원 3명이 지난 4일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를 방문한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자신들의 최고위 간부들의 비밀스런 행차를 뒤늦게 확인한 방통위 사무국이 난처해하고 있다.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오해의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상임위원들이 지상파 방송사의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를 시찰했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무국은 물론 대변인실도 방문 사실조차 몰랐다. 이때문에 감독해야할 피규제 회사들에게 '문안' 인사를 간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방통위를 출입하는 지상파 방송사 기자들은 상임위원들의 방문에 대해 "인사차 왔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지경이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난감 그 자체"라며 한숨만 쉰다. 자신들의 '높은 분들'이 문안드리는 피 규제 대상들에게 무엇을 어찌해야할 지 답답해진다는 하소연이다.

상임위원들은 업무파악을 위한 '현장 방문'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공식일정을 잡아 방문하고 방문 후에도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내용을 공개해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들은 '예비 방송사(종합편성)'인 동아·조선·중앙일보(가나다순) 등의 방문 일정도 세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파 방송3사에 대한 비공식 방문이 알려지고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일정을 취소했다. 예비 방송사가 4개인데도 3곳만 방문하려 했던 것도 이상하다. 방송사를 방문한 한 상임위원은 "현장 방문차 추진했고 다른 분야도 돌아보려 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사무국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방송통신정책을 추진하면서 크고 작은 마찰을 겪고 있다. 방통상임위원들이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앞세워 피 규제기관과 비공식적 관계를 맺는다면 사무국은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특히 종편이 공식 출범하기도 전부터 상임위원들이 문안 인사를 하려했다니 과연 앞으로 방통위 행정을 누가 공정하게 봐주겠냐는 우려다.

그래서 방송업계는 "새로 오신 상임위원들이 방송통신 정책을 고민하기 전에 방통상임위원의 처신이 얼마나 어려운지부터 전임자들에게 인수인계 받았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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