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클라우드 '뜬구름' 안되려면

[기자수첩]클라우드 '뜬구름' 안되려면

조성훈 기자
2011.06.03 06:40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2년 전부터 구글의 캘린더를 사용해왔는데 며칠전 갑자기 캘린더에 기록된 두달치 일정과 업무자료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당장 저녁약속 조차 확인하지 못해 어찌나 당혹스러웠는지 모른다. 구글 서비스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에 상관없이 웹에 접속해 바로 쓸 수 있어 크게 의존해왔는데 일순간 낭패를 본 것이다. 다행히 몇시간 뒤 다시 접속해보니 사라졌던 정보가 고스란히 돌아와 있었지만 그때의 아찔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비단 이같은 낭패는 기자만 겪은 일이 아니었다.

최근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다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을 흔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50만명의 G메일 사용자 계정과 메일, 폴더, 주소록이 사라진 사고나 4월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장애로 포스퀘어 같은 유명 소셜네트워킹 서비스가 중단돼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언론에 보도되지않은 소소한 장애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실제 트위터에는 연일 서비스장애에 불만을 표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웹방식으로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남에게 내 정보를 맡기는 편리함은 자칫 한순간에 정보를 잃어버리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클라우드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잇단 사고를 겪은 뒤,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보게 됐다"는 반응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용자 유치에 급급한 서비스 사업자들이 이같은 보안우려에는 쉬쉬하거나 고객들의 피해보호에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점이다.

특히 구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전세계적으로 1억명을 넘는데다 이중 상당수가 기존 메일과 검색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구글로 교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도 700만명에 달하지만 구글서비스 이용자가 장애발생시 구제조치를 받을 콜센터조차 없다. 온라인 문의는 영어로 해야 한다.

게다가 구글과같은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는 장애나 고객정보 훼손시 이렇다할 고객배상조치도 요구하기 어렵다. 이는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IT업계의 대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 정보를 남에게 맡기기 위해서는 신뢰성이 담보되어야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무리 장점이 많은 클라우드라해도 한순간 유행하는 '뜬구름'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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