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브레이크 실종…'폭탄' 돌리나

주파수 경매, 브레이크 실종…'폭탄' 돌리나

성연광 기자
2011.08.25 14:30
↑주파수 경매현황(단위: 억원) 출처: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 경매현황(단위: 억원) 출처:방송통신위원회.

# 지난 24일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서 속개된 주파수 경매현장. 오전 9시부터 속개된 1.8GHz 대역 경매현장에서SK텔레콤(74,200원 ▼4,600 -5.84%)KT(57,800원 ▼2,900 -4.78%)의 피말리는 '투전'이 시작됐다. 오후 5시를 넘겨서야 마감된 이날 최종 경매가는 8093억원. 전날 종가(7327억원)에서 또다시 766억원이나 올랐다. 시간당 90억원씩 불려진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5일 또다시 경매 라운드가 진행중이다. 한쪽이 포기의사를 던져야만 최종 낙찰이 이루어지는 경매 방식 때문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 양사 모두 아직은 '돌'을 던질 의사가 없다. 브레이크가 없는 투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1.8GHz 대역 경매價 '심리적 저항선' 돌파

국내 첫 시행된 주파수 경매가 급기야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1.8GHz 대역 경매가가 6거래일만에 8000억원을 돌파한 것. 25일 속개된 경매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9000억선에 육박한다. 일주일 경매에 시작가 4455억원의 두배를 넘기는 셈이다.

적정 주파수 가격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기준이 없어서다. 그러나 과거 2.1GHz 대역(40MHz) 대역 주파수 할당가격(15년 분담)이 1조3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현재의 경매가격은 적정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경매 가격을 두고 업계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리적 저항선인 8000억선마저 붕괴되면서 이제는 '폭탄 돌리기' 양상으로 변질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는 경매에서 이기더라도 엄청난 주파수 투자비를 떠안게 되면서 승자와 패자 모두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브레이크가 없다"…폭탄 돌리기 변질 우려

이번 주파수 경매가 치킨게임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는 시행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매물로 제시된 1.8GHz 대역은 SK텔레콤과 KT 모두가 차기 핵심 전략사업으로 꼽고 있는 롱텀에볼루션(LTE) 사업에서 양사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8GHz 주파수를 보유하지 않은 SK텔레콤이 절박한 상황이다.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LTE용 주파수는 800MHz 대역(20MHz 폭). 이마저 이 주파수 대역에서 2G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어 10MHz 대역에서만 LTE 서비스 중이다. 2012년 LTE용으로 2012년부터 20MHz 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지만, 이렇게 해서 수용할 수 있는 LTE 가입자수는 대략 500만명에 불과하다.

반대로 KT는 현재 LTE용으로 900MHz 대역(20MHz)과 올 하반기 2G 서비스 종료를 전제로 1.8GHz 대역(20MHz)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KT는 이번 경매가 이미 시장에서 고착된 SK텔레콤 주도의 통신 시장판도를 깰 수 있는 더없는 기회로 보고있다. 1.8GHz 20MHz 폭에 또다시 동일 대역대 20MHz 폭을 추가할 경우 LTE 시장서 확실한 서비스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채널당 대역폭이 넓어질수록 최대 전송속도가 높아진다. KT가 1.8GHz를 확보할 경우, 이론적으로 경쟁사 대비 최소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굳이 먼저 포기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물론 경매가가 1조원에 달할 경우에도 이런 계산이 유효한지 KT의 판단이 남아있다.

현재로선 양사간 타협점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그 자체가 가격담합이기 때문. 방통위가 나서 중재할 수도 없다. 마땅한 제동장치가 어디에도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경매 시행 이전에 차기 주파수 할당 시기와 대상, 방법 등 로드맵을 제시하거나 대안 주파수를 배정했더라면 이같은 과열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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