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네북' 통신업계가 사는 법

[기자수첩]'동네북' 통신업계가 사는 법

성연광 기자
2012.05.14 05:00

"통신 회사가 언제부터인가 '동네북' 신세가 돼버렸네요. 통신업종에 종사한다는 게 자부심으로 일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통신업계에서 만난 한 임원의 탄식이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등 각 정당들은 '통신요금 인하'를 핵심 공약 사항으로 내세울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지난 1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요금인하에 대한 당정협의를 진행했다. 현재 분위기로만 보면 LTE(롱텀에볼루션) 무제한 요금제 도입, 가입비 및 기본료 폐지 등 지난해 기본료 1000원 인하 수준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수위가 높다.

통신사들은 지난해 연간 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감내하고 월 기본료 1000원을 내렸지만 이용자 만족도는 낮다. 이는 다시 정치권이 통신요금 인하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는 빌미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1분기 실적을 보면SK텔레콤(95,100원 ▼500 -0.52%),KT(60,900원 ▲400 +0.66%),LG유플러스(15,840원 ▼210 -1.31%)등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락했다. 지난해 통신 3사의 이동통신 총 매출은 22조3000억원으로, 1984년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지 28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치권의 공약을 통한 요금인하 움직임에 대해 통신사가 그저 한탄하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산업은 2000년 초반 CDMA, 초고속인터네 등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IT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제2의 CDMA 성공신화와 전체 IT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정책을 감안할 때 정치권의 '표퓰리즘식' 요금인하 공약이 정답인지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물론 통신사들도 잃어버린 이용자 신뢰를 되찾기 위해 변해야 한다. 단말기 자급제 및 MVNO(이동통신 재판매) 활성화 등 어렵게 도입한 제도가 활성화돼 실질적인 요금인하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그나마 단기적 대안이 될 것이다. 경쟁을 통해 요금이 자연스럽게 인하된다면 인위적인 요금인하 압박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가급적 시장경쟁을 통한 요금인하 환경을 만들자는 기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도 산업 및 통신 인프라, 국가 경쟁력을 함께 감안한 통신정책 수립에 힘을 보탤 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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