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예술로 인정받은 게임소프트웨어

[기고]예술로 인정받은 게임소프트웨어

김경숙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교수
2013.03.21 08:22

게임소프트웨어 중의 일부가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의 뉴욕MoMA(현대미술관)에서 내년 3월부터 전시될 예정이다. MoMA는 뉴욕 맨하탄의 중심 53번가에 위치한다. 근현대 거장들의 미술작품이 소장돼있는 곳이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전시돼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게임 전시회와 관련해 MoMA의 큐레이터인 안토넬리는 블로그를 통해 MoMA가 지향하는 게임 예술작의 선정 기준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게임이 갖는 비주얼적인 미학적 가치의 중요성과 함께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일으키는 요소, 시나리오, 게임 룰, 프로그램 코드까지 다방면에 걸쳐 평가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MoMA가 제시한 게임에 대한 예술적 가치는 단순히 게임의 기능과 디자인만이 아니라 게이머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순간 즉, 사용자와 게임과의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에서도 인정된다.

게임에 있어서 프로그램적 요소와 함께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순간 내지 사용자와 게임과의 상호작용도 게임의 예술성 판단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다른 저작물과 달리 컴퓨터프로그램으로 구현되는 게임저작물의 경우, 사용자의 적극적인 행동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수동적으로 보고 즐기는 감상의 대상이었던 기존의 저작물과는 확실히 구별된다.

저작권에 관한 최조의 국제조약인 베른협약은 그 제1조에서 '문학·예술' 저작물에 대한 저작자의 권리를 저작권으로 보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886년 베른협약이 처음 채택됐던 당시 문학·예술은 순수한 의미에서의 문학·예술 작품을 의미했다. 그 작품들의 창작자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베른협약이 채택됐음을 서문에서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이후 계속된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형태의 저작물을 등장시켜 저작물의 외연을 넓혀왔다.

가장최근에 저작물의 카테고리에 자리 잡은 것으로 컴퓨터프로그램이 있다. 컴퓨터프로그램이 국제적으로 저작물로서 정식으로 인정받으며 조약의 한 조항을 차지하게 된 것은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에서다.

우리나라는 처음에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규정하다가 2009년 '저작권법(일부개정 2009년4월22일, 법률 제9625호)' 개정 때 '저작권법'으로 흡수 통합했다.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은 컴퓨터 등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사용되는 일련의 지시·명령으로 표현된 창작물로 정의된다.

보통은 컴퓨터기기와 같은 하드웨어의 작동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에서 하드웨어에 1대1로 상응하는 개념인 소프트웨어라고도 불린다.

다만 엄밀히 말하면 소프트웨어란 컴퓨터프로그램과 그와 관련된 문서들을 총칭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컴퓨터프로그램보다는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으나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컴퓨터프로그램이므로 보통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게임소프트웨어도 컴퓨터프로그램인 이상 다른 컴퓨터프로그램 내지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파악할 수 있다. 게임소프트웨어는 이른바 사무용소프트웨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음악, 캐릭터, 영상 등의 복합체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저작물이 결합된 융합저작물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발매된 컴퓨터게임은 1972년 미국의 ATARI회사가 개발한 'PONG'이라고 한다. 이후 다양한 비디오게임이 출시됐고 최근의 온라인게임이나 스마트폰게임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기능성에 훨씬 치중돼있는 사무용소프트웨어에 비해 게임은 다양한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동안 게임은 오락성이 강조돼 전통적인 문학·예술과는 거리가 있었고 이 점에서는 사무용소프트웨어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ESA(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협회)는 최근 달라진 게임에 대한 시각과 문화적인 흐름에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ESA는 "게임이 주류 예술 장르의 하나로 인정받음에 따라 앞으로 교육, 문화, 의료, 경제 등 다방면에 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인류의 삶은 더욱 윤택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들의 감성적 만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전통적인 예술이든 컴퓨터게임이든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컴퓨터게임의 경우 수동적인 감상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예술성을 평가받은 것으로 이해된다.

다음엔 컴퓨터로 구현되는 저작물 중 어떠한 종류의 컴퓨터소프트웨어가 예술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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