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창조과학부의 운영이 점차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유료방송과 관계된 정책들도 하나 둘 씩 구체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하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에게 있어 가장 반길만한 변화는 바로 8VSB 연구반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8VSB는 지상파 방송 전송방식으로, 이 방식에 따라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라 하더라도 디지털TV를 갖고 있다면 지상파 방송을 HD급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케이블은 QAM(쾀) 방식으로만 전송하도록 묶여있어, 디지털TV를 갖고 있어도 아날로그 케이블상품에 가입했다면 지상파 5개 이외의 채널은 저화질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두 팔 걷고 나서서 8VSB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은 매우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8VSB 방식으로 일반 PP콘텐츠를 송출하게 되면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 채널은 100개 이상 가능하게 된다. 더 많은 PP사업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디지털로 셋톱박스 없이 값싸게 이용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또 8VSB 방식은 이용자들에게도 이익이다. 사업자들은 8VSB 방식을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구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선택권과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8VSB 도입 검토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당시 방송위원회는 케이블TV의 디지털 송출에 대해 QAM, 8VSB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검토했다. 그러나 2004년 8VSB 방식은 지상파 콘텐츠만 가능하도록 결정됐고, 많은 개별 PP들의 콘텐츠는 비싸고 불편한 QAM 방식으로 결정됐다.
지난 정부에서 PP사업자들은 이러한 불공평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결과 우리나라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보편적 방송 복지라는 가장 큰 대의 명제를 완수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게 된 것이다.
8VSB 방식 도입이 특정 사업자에게만 특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8VSB 도입이 일부 PP들에게만 전송되도록 정해진다면 개별PP의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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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8VSB 연구반 논의는 철저하게 이용자와 중소 사업자가 중심이 돼야 할 것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규제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SO와 PP들이 자유로운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 져야한다.
콘텐츠 산업은 생산자의 창의력이 집약되고 개인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는 대표적인 창의 산업이다. 생각과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드러나지 못하면 훌륭한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도 이용자들에게 오롯이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창작 의욕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중소PP와 개별PP들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안정적인 채널이며, 안정적 채널의 공급은 8VSB 전송방식이 도입되었을 때 가능해질 것이다. 개별 PP도 지상파와 같이 8VSB방식으로 일반 유료방송 시청자에게 셋톱박스 없이 송출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