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대칭은 진화·생존의 증거

좌우대칭은 진화·생존의 증거

테크앤비욘드 노성호기자
2014.05.28 18:31

COVER STORY] 02 대칭과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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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원시 형태의 모양은 원이다. 원자와 분자가 그렇고 지구와 달도 그렇다. 원은 대칭이면서 원시 모양이기 때문에 이 원리만 잘 활용하면 모든 물리법칙을 관통하는 ‘완벽한 이론’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지구는 초기에 육지보다 바다가 중심이었다. 그리고 바다에 사는 원시생물은 현재 지구의 땅 위에서 사는 생물과 달랐다. 바다 생물은 훨씬 더 대칭이었다. 왜냐하면 원형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후 지구에 변화가 생기고 중력 등이 바뀌면서 바다 속 생물도 변했을 것이다. 방사대칭 생물은 초창기 또는 조금 지나서 지구에 등장했다. 해파리나 히드라는 방사형 대칭 구조로 된 생물을 대표한다.

특이한 존재, 5방사 생물들

초기 생물들이 조금 더 진화하면서 방사형에서 조금 변형됐다. 5방사대칭 생물이 등장한다.5방사대칭 생물은 성게와 불가사리처럼 특이하게 5갈래로 방향이 잡혀서 정착된 생물이다. 아무리 물속에서 압력이 전달되는 방향이 위와 아래, 사방이라 해도 4방이나 6방이 아닌 5방사대칭 생물이 등장한 건 특이한 현상임에 틀림없다. 물론 5방사 대칭도 좌우로 나눌 수는 있다.

5방사대칭 생물은 현재 물속에서만 존재한다. 지상의 땅에 사는 동물 중에는 없다. 예전에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속에 살아도 고등생물인 물고기는 좌우대칭을 이룬다. 양 눈, 좌우 지느러미가 완벽한 대칭구조로 되어 있다. 바다에서 생물이 땅으로 올라와 살게 되면서부터 대칭 대부분은 좌우로 정착된다. 상하 대칭이 존재하지 않는 건 물과 달리 중력이 주로 위에서 아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땅 위에서 대칭은 철저하게 짝수로 등장한다. 두 발과 두 손이 그렇고, 동물의 경우 4발과 8개 또는 12개 등 짝수의 다리를 지니게 된다. 또한 대부분 긴 쪽을 중심으로 나눠 양쪽 모양이 같게 된다. 그리고 중력의 방향에 따라 형성된 장축에는 척추와 소화기관 등 다소 긴 장기가 위치하여 생명을 이어가기 편하게 진화했다.

인류·동식물의 좌우대칭은 생존경쟁의 산물

원이 아닌 좌우대칭이 등장한 건 필연일까, 진화의 결과일까? 진화생물학에 따르면 철저하게 생존경쟁의 결과로 설명된다. 생물 자체로도 좌우대칭은 땅 위에서 이동할 때 유리하다. 몸의 균형을 잡기 편하기 때문이다. 이동에 편하다는 건 천적으로부터 도망치기 유리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좌우 대칭은 아름답다. 그래서 짝짓기에도 도움이 되고, 꽃의 경우 벌이나 나비를 유혹하기 편하다.

벌은 색맹이다. 또한 벌은 사물과 거리를 판단하지 못해 끊임없이 사물들과 충돌한다. 그러나 그나마 벌이 자기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것은 대상물이 대칭이기 때문이다. 벌은 대칭을 강하게 인식한다. 특히 인동덩굴의 5각형 대칭, 해바라기의 방사형 대칭, 완두콩의 거울 대칭을 각각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동물이나 식물이나 생물체에게 대칭은 생존에 적합하고 유리한 ‘필수 언어’인 셈이다. 물론 세상에 대칭만 있는 건 아니다. 왼발이 더 큰 게도 존재하고 왼팔을 더 잘 쓰는 양손잡이도 등장한다.

에너지는 대칭이 붕괴될 때 발생한다. 에너지가 생긴다는 건 생명이 탄생하기 쉬워졌다는 얘기와 같다. 이런 점에서 보면 대칭에서 생명의 근원을 찾는 것도 합당한 방식으로 보인다. 무(無)에서 우주가 탄생했다는 주장도 있다. 1982년 알렉산더 빌렌킨 박사는 시간과 공간조차 없는 무(nothing)에서 우주가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의 실체도 결국 대칭조차 필요하지 않는 완벽한 무의 상태가 어떤 이유에서 균형을 잃게 되면서 에너지가 생기고 우주와 같은 물질이 생긴다는 얘기다. 대칭은 이처럼 우주와 생물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물질을 이루는 기초입자일수록 대칭의 모습은 완벽하다. 탄소(c) 1개와 수소(h) 4개로 이뤄진 메탄의 구조를 봐도 대칭을 만들기 위해 수소 4개의 안쪽에 109.5도의 각도로 탄소가 중심에 숨어 있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완벽한 대칭이다.

이처럼 물질의 기본을 다루는 원자나 분자부터 대칭이고, 지구 자체가 구 모양의 대칭이기 때문에 지구상에 사는 생물체가 어떤 형태로든 대칭의 모양새를 띠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중력의 방향 등에 따라 대칭의 패턴만이 다소 다르게 진화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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