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클린2015]<13>노년층·장애인·탈북자·결혼 이민자…정보 소외계층 정보화 역량 강화해야
#1. "스마트폰이 가족들을 멀게 만든다고 하지만 우리 가정은 스마트폰으로 오히려 끈끈해졌어요."
서울에 사는 김인정씨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스마트폰을 선물하고 나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스마트폰과는 거리가 먼 할아버지가 카카오톡을 보내오자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신기해한 것. 한번은 영상통화를 가르쳐 드렸더니 주말이면 손자들이 보고 싶다며 영상통화를 먼저 걸어오셨다. 멀리 있어 서먹했던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도 놀랍도록 친숙해졌다.
#2. 시각장애인 박희망씨는 특별한 손목시계를 차고 다닌다. 예전에는 문자가 오면 그것을 소리로 변환해주는 TTS(text to speech) 기능을 사용해야 했다. 자기에게 온 문자를 옆에 있는 사람들도 들을 수 있다는 게 여간 불편한 일이었다. 그래서 항상 이어폰을 차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얼마전에 부모님이 선물해준 닷(Dot)라는 손목시계 덕분에 문자가 와도 바로 점자로 읽을 수 있게 됐다. 읽은 수는 없고 듣기만 해야 했던 문자메시지도 이제는 손으로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게임, 도박, 음란물, 사이버 왕따 문제 때문에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을 걱정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특별한 위험이 없는데도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하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ICT(정보통신기술)는 잘만 사용하면 세대 간의 간격을 줄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돕는데 기여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질적 문제 남아
노년층, 장애인, 결혼이민자 등 정보 소외 계층의 정보화 수준은 2004년 전 국민 대비 45%에 그치던 것이 지난해에는 76.6%까지 상승했다. 특히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접근성 지표는 63.7%에서 94.3%로 급증했다. 거의 전체 국민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정보화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PC나 스마트폰을 다룰 줄 아는 능력과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능력은 여전히 64%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낙제점인 셈이다. 특히 농어민과 노년층의 정보화 능력은 소외계층 평균에도 못 미쳤다.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는 세대 간 갈등의 원인에도 노년층에 대한 정보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보화 소외계층은 인터넷을 하고 싶지만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28.4%)보다 자신들에게는 인터넷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71.6%)가 더 많았다. 문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이들 상당수는 인터넷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 뒤를 잇는 인터넷 비사용 이유로는 사용방법이 어려움을 꼽았다.
탈북자와 결혼이민자 등 새로운 정보 소외계층의 등장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들의 정보화 수준은 전통적인 정보 소외계층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전체 국민보다는 못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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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하 탈북자(74.4%)나 결혼이민자(71.7%)도 전체 국민보다 낮은 수준의 정보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보화 역량 교육도 필요하다.
스마트폰에서 정보 격차는 PC를 기본으로 한 온라인 정보격차보다 더 심각하다. 온라인 정보격차는 76.6% 정도인데 비해 모바일에서는 전체 국민의 57.4% 밖에 스마트폰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보 격차의 문제가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것처럼 정보격차가 해소되면 사회적 통합도 이룰 수 있다"며 "부정적인 부분만을 강조하지 말고 긍정적인 사용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보화 활용능력 키우자, 공공기관·ICT기업 한 뜻
정보화 역량을 키우는 일은 역기능을 치유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오히려 정보화 역량을 키워 인터넷의 순기능을 강화하는 게 역기능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등은 사회통합을 이루고, 우리 사회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화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NIA는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정옥임)과 함께 교육 제도권에서 소외된 신(新) 정보 소외계층 중 하나인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기초 및 실용 교육을 실시했다.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 더 나아가 사회구성원으로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NIA는 탈북 청소년을 위해 컴퓨터의 기초부터 시작해, 워드, 인터넷 과정 등 및 기본교육을 실시하고, 정보기술자격(ITQ), MOS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수업도 진행했다. 탈북 청소년 지원시설인 여명학교, 하늘꿈학교, 다음학교 등 전국 7개 탈북청소년 교육기관에서 진행되는 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1000여명의 정보화 교육을 수료했다.
NIA와 남북하나재단은 지속적인 정보화 교육을 통해 북한 이탈 주민의 생애주기별 정보격차 해소에 나갈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장애인의 접근성 문제를 줄이고, 비장애인의 이해를 돕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의 사옥 그린팩토리에는 장애인의 인터넷 사용환경을 비장애인이 체험할 수 있는 '장벽 없는 웹을 체험하는 공간'(웹 접근성 체험 공간)이 마련돼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저시력자, 손떨림 장애인 등이 느끼는 인터넷 공간을 비장애인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색약과 색맹 이용자가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정보를 오해하기 쉬운 지하철노선도에 화살표와 외곽선을 그리는 등의 방법으로 색상 차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 한 바 있다.
카카오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설명하는 식별문자를 삽입해 시각장애인이 이모티콘을 받으면 상대방이 어떤 이모티콘을 보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농아인의 날을 맞아서는 수화 이모티콘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비장애인이 수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행동이다.
◇중독 등 부작용 치유도 함께하자
인터넷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게임이나 도박중독, 음란물 유포, 악플과 사이버 폭력 등 인터넷의 부작용 등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건강한 인터넷 세상을 만드는 일은 요원한 일. 부작용을 막는다고 무조건적인 금지가 능사는 아니다. 자칫 반발심리를 일으켜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4200만명을 넘어섰지만, 중독 위험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만10∼59세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비율 2011년 8.4%에서 2012년 11.1%, 2013년 11.8%, 2014년 14.2%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10명중 3명이 중독 위험군으로 나타나는 등 범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

미래부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민들의 인터넷 사용과 건강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와 통신기업들은 지난 11월 '스마트 쉼'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가해 '엄마 아빠가 직접 하는 실천 약속'을 정하고 '자녀가 부모님과 함께하는 실천 약속'을 정하는 등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이 가정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울 광화문 NIA 서울사무소 지하에는 '스마트 쉼 센터'가 열려있다. 쉼 센터에서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의 정도를 점검해 볼 수도 있어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가 되는 가정이라면 방문해볼 것을 권유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사이버 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을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아니라 장학사, 교장, 교사 등 오프라인 직무연수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교사들이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학생들에게 건전한 SNS 사용습관을 길러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학급 단위 사이버 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예방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연수 프로그램에 치유 프로그램도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