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끝판왕 AI가 주도하는 가상현실 대비하라

IT 끝판왕 AI가 주도하는 가상현실 대비하라

김지민 기자
2016.01.01 03:10

[2016년 신년 기획/AI·로봇이 밀려온다]IDC "AI시장, 2017년 1650억 달러로 성장" 전망…로봇·금융·의료 등 영역에 AI 확산되면서 관련 법·제도 마련 불가피

[편집자주] 기계가 모든 것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까. 얼마전까지만해도 명확한 답변을 못 내린 이 질문에 이젠 “그럴 수 있다”는 쪽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구적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이라 부르는 ‘인공지능(AI)’를 올해 ICT(정보통신기술)계 화두로 꼽는다. AI가 인간을 도울 것이라는 낙관과 인간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비관이 교차한다. 확실한 것은 AI와 이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로봇’의 활약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으로 훈련시킨 AI로 시장 패권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들은 이전보다 더 편리한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다른 한편에선 인간이 AI에 밀려 무능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피할 수 없는 AI 시대, 우리는 어떻게 맞이하게 될까.

“2018년이 되면 전체 소비자의 절반가량이 정기적으로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반 대화형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 2014)

‘도구적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이라고 부르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이 화두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할 줄 아는 AI 알고리즘은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라는 신기술을 타고 복합적이고 파괴적인 혁신을 주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유는 하나다.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 때문이다. 우리가 공부를 잘할 수는 있어도 컴퓨터, 그것도 AI 소프트웨어(SW)가 들어간 컴퓨터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랜 기간 암흑기를 거친 AI가 최근 컴퓨팅 파워가 발전하고 빅데이터가 축적되는 가운데 자연어 처리,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인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외부 인지, 논리, 예측 등 다방면의 기술 영역에서 진전을 보이자 다국적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연구개발 덕분에 이제 로봇뿐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활용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특히 AI가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인 로봇과 자율주행자동차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단순히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특정 데이터를 추려내고 이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기술로 진화하면서 AI에 대한 규범 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파괴적 혁신 몰고 올 AI…지능형 로봇은 필연

2000년대 들어 인공지능에 대한 성과들이 이어지면서 세계적 ICT 업체들의 인공지능 전문인력 확보와 스타트업 인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AI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일단 프로세스 성능이 향상되고 단말기와 통신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AI가 취급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풍부해진 점을 들 수 있다. 딥러닝, 빅데이터 분석 등 AI를 다룰 수 있는 기술력이 과거보다 월등히 향상된 점도 영향을 미친다.

관련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와 파급력을 가져올지 쉽게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15년 1270억 달러에서 2017년 165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맥킨지는 2025년 AI를 통한 지식노동 자동화의 파급효과가 연간 5조2000억달러에서 6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의료, 금융, IoT 등 다양한 영역으로 AI가 활용되면서 시장 규모는 현재 전망치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될 AI는 결국 지능형 로봇이라는 매개체를 필수적으로 동반할 것이란 예상이다. 지멘스에 따르면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율형 로봇 시장 규모는 2014년 12억달러에서 2024년 139억 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일본 도쿄 네스카페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는 IBM 왓슨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사진제공=머니투데이 DB
/사진=일본 도쿄 네스카페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는 IBM 왓슨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사진제공=머니투데이 DB

최계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제와 인지라는 두 가지 능력을 지닌 로봇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을 구현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 기능이 하나의 로봇 플랫폼으로 되면 관련 산업 및 서비스의 획기적 발전이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에서도 앞서가는 美, 구글·애플·MS '음성인식' 서비스 선두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이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미국은 두뇌 분석을 군사 분야로 접목해 상용화를 추진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2013년 미 정부가 실시한 ‘브레인 이니셔티브’가 대표적이다.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10년간 총 1억 달러를 AI 분야에 투자하는 정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를 최종 목표로 한다. 현재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이 AI 기술을 이용한 무인 항공기를 개방 중이고 AI 관련 SW 개발에 더해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한 형태를 지닌 데이터 처리 칩셋인 ‘뉴로모픽 칩’ 등 하드웨어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미국 기업들은 인수합병(M&A), 인재영입 등을 통해 기술력을 배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2013년 미국 로봇 디자인·엔지니어링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미 국방부와 함께 ‘전장에서 활약하는 로봇’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연구 중이다. 애플은 2011년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음성인식 기반 인공기능 서비스 ‘시리’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스마트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리 대항마로 구글이 2012년 ‘나우’를 내놨고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리와 나우의 중간격인 ‘코타나’와 같은 음성인식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은 관련 모듈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 확보는 AI 기술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페이스북이 2015년 1월 딥러닝 모듈을 가장 먼저 공개했고 이어 구글이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기술 ‘텐서플로우’를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선보였다. 구글은 외부 개발자들이 참여해 수정도 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MS도 작년 머신러닝, 자연어 번역 등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개발자가 쉽게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젝트 옥스포드’의 API를 공개했다.

김윤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박사는 “AI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질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어 해외 업체들이 앞다퉈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오픈소스 공개는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AI, '친구'가 될 것인가 '적'이 될 것인가…규범 정립 불가피

AI가 인간 조력자 역할이 아닌 스스로 판단해 수생하는 역할을 하는 단계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간 세상의 규범과 산업구조 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인자동차로 인한 사고의 책임을 과연 누구에게 물어야 정당한가’와 같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 제기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 해외에서는 AI를 ‘인공적 도덕행위자’(Artificial moral agent)라는 개념으로도 접근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지능을 겸비한 AI를 인간과 대등한 관계에 놓을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이른바 ‘로봇 윤리 논쟁’이다. 윤리적 책임소재를 넘어 법·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규제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유럽의회는 드론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규제책을 논의 중이고 미국 정부도 불법으로 운용되는 드론을 격추, 포획할 수 있는 안티드론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과 같은 고도화된 프로그램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의 대안적 규범체계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간과 사회에 유용한 혜택과 기회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의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인식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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