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00 축적 지도로도 길찾기 서비스 가능한데…'1:5000'만 고집하는 구글

길찾기 서비스를 위해선 정밀 지도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글이 1:5000 축척(실제 거리를 지도상에 줄여 나타낸 비율)의 한국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면서 내세운 논리다. 그러나 현재 구글이 보유한 국가 지도 데이터 중 상당수가 이같은 상세 지도 데이터 대신 1:25000 축척 이하의 범용 지도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25000 축척 이하의 지도 데이터라면 국내에서도 정부 허가 없이도 해외로 가져갈 수 있다.
◇1:25000 축척 데이터도 전 세계 33.5% 불과=구글은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200개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제 사진측량 및 원격탐사학회(ISPRS)가 2013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중 대부분의 지역에서 1:200000 축적 지도 데이터를 확보한 반면, 1:25000 축척 지도 데이터를 확보한 지역은 33.5%에 그쳤다. 1:5000 축척 지도 보유량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보다 더 정밀한 지도라는 점에서 1:25000 축적 지도 보유량을 넘어서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지도 축척은 그 비율이 낮을수록 정밀한 지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구글이 한국정부에 반출을 요청한 1:5000 축척 지도는 건물의 모양이나 진출입로까지 확연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1:25000 축척 지도는 이보다는 세밀하진 않지만 스마트폰으로 길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대축적 지도로 분류되고 있다. ISPRS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유럽 지역에선 100% 1:25000 축적 지도 보유한 반면, 아시아 지역의 경우 15.2%, 아프리카 지역은 2.9%의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를 감안하면 구글이 ‘길찾기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힌 199개국 중 1:25000 축적보다 질 낮은 지도를 사용하지 않는 곳도 상당수에 달할 것이라는 게 국내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구글은 ‘구글 지도제작도구’(Google Map Maker)를 이용해 질 낮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한 곳에서도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1대5000 집착하는 이유는=국내의 경우, 1:5000 축척 지도는 안보상의 이유로 해외 반출 시 심사를 거치도록 했지만, 1:25000 축척 지도의 경우, 정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1:5000 축척 지도만을 고집하는 데는 단순히 구글지도 이용자 편의보다는 위치광고 사업 등 새로운 수익사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25000 축척도조차 갖고 있지 못한 나라에서도 군말 없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에서만 상세 지도데이터가 없어 서비스를 못한다는 주장은 안드로이드 이용자를 볼모로 정부와 협상에 나서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고품질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국가별로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정밀한 지도를 활용하고 있고 이 중에는 1:1000 축척의 지도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구글은 전 세계에 사용 중인 구체적인 지도 비율을 자체적으로 공개하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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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1:25000 축적의 지도로도 충분히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구글이 더 고급화된 위치정보 서비스와 향후 신사업 등을 염두해 반출을 요청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