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개 칸막이 없앤다'…유료방송 권역제한 폐지 검토

'78개 칸막이 없앤다'…유료방송 권역제한 폐지 검토

이하늘 기자
2016.10.27 15:00

미래부 유료방송 발전방안 연내 확정…아날로그 케이블 폐지시 권역 제한 폐지 검토방안 '유력'

국내 방송 사업권역을 총 78개로 나눠 케이블방송 사업(SO·종합유선방송)권을 내줬던 ‘유료방송 권역제한’ 제도를 이르면 2018년 말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 경우, 권역별 점유율에 따른 독과점 논란이 사라져 위성방송, IPTV 등 전국 방송 사업자와의 M&A(인수합병)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상당수 SO들이 케이블방송의 ‘지역성’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하고 있어 추진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오후 목동 방송회관에서 ‘유료방송 발전방안 공개토론회’를 갖고 ‘권역제한 폐지 검토’를 골자로 한 민·관 합동 연구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반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 중장기적으로 전국적 경쟁상황을 반영해 유료방송 권역 제한 폐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날로그 종료 시 ‘권역제한’ 폐지검토…구조개편 ‘마중물’ 될까=현행 유료방송 권역제한 제도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사업권을 받은 지역에서만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당초 78개 권역을 나눠 개별 사업권을 부여함으로써 지역채널 등 지역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현재는 권역제한 제도가 시장 획정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유료방송사업자간 M&A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대두되고 있다. 78개 권역 중 40여곳에서 특정 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방송사업자의 M&A 추진 자체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

이같은 권역별 시장점유율은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CJ헬로비전의 M&A를 불허했던 주요 근거이기도 했다. CJ헬로비전 23개 권역의 상당수 지역에서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구반 관계자는 “20년 전 마련된 권역 제한 조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위성방송, IPTV 등 전국방송이 케이블방송을 위협하는 현재의 경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케이블과 IPTV·위성방송의 경쟁력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케이블방송 업계 내부에서는 권역 제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케이블방송의 독자적인 지역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다. 때문에 향후 제도 추진과정에 적잖은 진통도 예고된다.

유료방송 발전방안에는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지원도 담길 예정이다.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2018년 말까지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 전면 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행 방송법에는 일부 서비스를 종료할 법적 근거가 없다. 연구반은 일정 수준 이상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고, 시청자 보호 대책이 마련되면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상파-SO ‘CPS’ 해법도출, 33% 점유율 규제 변화 등 모색=이동통신과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등 결합상품에 대한 동등결합 가이드라인도 연내 내놓을 방침이다.

연구반은 또 케이블방송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콘텐츠 협상과 관련, 연구반은 ‘지상파 별도요금제’(로컬초이스)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시청자들의 선택에 따라 지상파 채널이 포함되지 않은 유료방송 서비스를 시중가 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머스트 오퍼(Must Offer)’ 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한 제도 도입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제도는 지상파들이 콘텐츠를 유료방송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되, 합리적 대가(CPS)를 받도록 한 제도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통합방송법과 상관없이 위성방송 혹은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방송 지분 소유 및 겸영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구반에서 소유·겸영 규제가 사라지면 전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33% 이하로 제한한 합산규제 제도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부는 이날 토론회에 나온 의견과 연구반 연구결과를 종합해 유료방송 발전방안 초안을 내놓고 추가적인 여론수렴을 거쳐 최종 정책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경식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국장은 “연구반에서 최종 제출한 안을 토대로 미래부 정책방안을 구체화하고, 다음달 중순 2차 토론회를 거쳐 연내 발전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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