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광고에 불안한 이용자들…“모바일 광고 많아질수록 문제”
# 페이스북을 보던 40대 직장인 안성관씨(가명)는 미국 호텔 광고가 줄줄이 뜨는 것을 보고 뜨악했다. 최근 이틀 사이 가족 휴가를 알아보던 중 미국행 항공권과 여행 상품을 몇 차례 검색해 여행사 웹사이트에 접속한 일이 떠올라서다. 안씨는 "페이스북에서 관련 정보를 찾은 적이 없는데 다른 웹사이트 접속 기록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안씨의 관심사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이른바 '맞춤형 광고' 기법이다. 페이스북은 제휴를 통해 사용자의 다른 웹사이트 접속 등 외부 온라인 활동 정보도 수집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광고를 타임라인에 게재하는 것. 페이스북은 민감한 신상정보를 수집에서 제외하는 데다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용자들은 불안하다.
◇내 이름 몰라도 ‘가상의 나’ 다 아는데…불안한 이용자들=온라인 맞춤형 광고를 위한 정보 수집 과정에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따라붙는다. 제휴를 통한 이용자의 외부 온라인 활동정보 수집 탓이다.
통상 '쿠키 수집'이라고 불리는데, 페이스북에 광고를 원하는 제휴사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앱(애플리케이션) 혹은 웹페이지에 접속한 이용자들 정보를 수집한다. 일종의 가상 이름인 '광고ID(아이디)'를 이용자가 이용한 모바일 혹은 PC 등 기기별로 부여해 이를 기준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것. 이때 제휴사들은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솔루션은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 등 모바일 OS(운영체제)가 지원하는 방식을 활용해 광고ID를 활용한 정보 수집을 진행한다. 이는 고스란히 페이스북 데이터에 집적돼 이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하는 데 쓰인다.
문제는 페이스북과 제휴사 간 정보 공유 과정을 이용자들이 명확히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A 웹페이지에 접속한 정보가 페이스북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용자는 많지 않다. 특히 정확한 이용자 동의 과정을 거쳤는지 불분명하다. 비식별화 수준과 그 과정에서 정보 유출 가능성 등도 외부에 공개한 게 없다.
◇꽁꽁 숨은 ‘옵트아웃/인’ 설정…법제도 고도화해야=비단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곳은 페이스북에 국한되진 않는다. 많은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맞춤형 광고를 적용하고 있다. 정보보호 전문가들은 맞춤형 광고를 법의 사각시대에서 꺼내기 위해서 ‘옵트아웃’ 관련 법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옵트아웃은 원치 않는 광고, 정보 수집을 이용자가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이스북 등 기업들은 이미 옵트아웃 정보를 적극 제공해왔다. PC, 모바일 OS, 웹브라우저 등도 이용자가 정보 제공 혹은 맞춤형 광고 기능을 거부토록 설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이미 부여하고 있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독자들의 PICK!
일반인들에게 옵트아웃은 여전히 생소하다. 일례로 웹사이트 광고창에 'i' 표시를 누르면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맞춤형 광고를 거부할 수 있는지 등 설명이 나오지만 실제 이용하는 이용자는 손에 꼽는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광고ID' 설정을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도 드물다.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설정 메뉴도 웹사이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구석에 표시된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용자들은 자연스레 '암묵적 동의' 상태로 간주돼 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옵트아웃’을 편리하게 지원하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24시간 이용하는 모바일은 PC보다 더 많은 이용자 정보를 담고 있다.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앱까지도 맞춤형 광고 생태계에 포함된다면 그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그만큼 정보 침해 우려도 높아 모바일 맞춤형 광고가 활성화될 수록 문제도 심각해 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를 포함한 온라인상 개인화 서비스는 기업이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활용하는 것이 전제”라면서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사실 조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맞춤형 광고의 이용자 정보 활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페이스북과 관련 제휴사업자 등을 조사할 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