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 직접 지휘…"인공지능 기술기업으로 거듭날 것"

“글로벌 기업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지만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인공지능(AI) 기술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변이다. 카카오가 아닌 자회사 카카오 브레인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카카오 브레인은 카카오가 200억원을 출자해 만든 AI 기술 개발 전담 자회사다. 카카오의 인공기능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김 의장이 직접 회사 경영에 나서긴 2011년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를 선임한 지 8년 만이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7일 임직원들에게 “AI 기술 경쟁에 불이 붙은 건 오래되지 않았지만 경쟁이 본격화된 건 사실”이라며 “카카오가 해왔던 음성인식,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추천 기술들을 모아서 기술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카카오 브레인의 법인 설립을 마쳤다. 김 의장은 앞으로 AI 기술 연구개발과 비즈니스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조직의 규모나 구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법인 등록만 마쳤을 뿐 아직까지 별도의 사무실도 꾸려지지 않은 상황. 다만 200억원을 투자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되는 만큼 100명 내외의 규모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 의장이 AI 자회사 경영에 직접 나선 건 AI 기술력 확보가 카카오에게도 절박하면서도 중요한 과제임을 방증한다. 김 의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주도한 뒤 카카오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사회 공헌 분야에 집중해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직접 관장하는 카카오 브레인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사업을 넓혀 나갈 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최대 라이벌인 네이버 역시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를 선포하고 AI 사업을 차기 미래 사업으로 지목한 상황에서 양사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네이버 AI 사업은 통번역 프로그램(파파고)와 쇼핑 등 인터넷 서비스, 자율주행차, AI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를 아우르는 반면 카카오는 우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생활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자신의 브런치(카카오가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를 통해 카카오톡을 모든 개개인에 특화된 ‘나만의 비서’로 진화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검색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 주문과 예약, 구매는 물론 사용자에 맞춤 콘텐츠까지 추천, 개개인에 특화된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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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카카오 브레인을 통해 생활 서비스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연내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내에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 챗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 발굴 및 육성, 기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커뮤니티 지원활동에도 나선다. 김 의장은 “카카오 인공지능 관련 개발자와 내부 자원을 활용해 국내외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공동 연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