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랑스, 독일 모두 선거 앞두고 '가짜뉴스'로 몸살

오는 4월과 9월 각각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독일이 '가짜뉴스'(fake news)의 유통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 때문에 정치적 혼란을 겪은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이코 마스(Heiko Maas) 독일 법무 장관은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반복적으로 요청하며 온라인상에 떠도는 가짜뉴스가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지난 주 온라인 언론매체인 버즈피드(BuzzFeed)의 보도에 따르면 4선을 모색 중인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에 대한 가짜뉴스가 페이스북에서 이미 나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정부 대변인 스테펜 사이버트(Steffen Seibert)는 지난 달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온라인상에서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상의 대응을 하는 것은 정치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가짜뉴스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걸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독일 당국자에 의하면 독일정부는 가짜뉴스에 대응할 500명 규모의 별도 지부 창설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에서도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가짜뉴스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프랑스 내 이용자 총 2400만 명, 즉 프랑스 인구의 3분의 1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구글과 합작해 가짜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사실 확인(fact-checking) 도구인 '크로스체크'(Crosscheck)를 가동 중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크로스체크를 통해 AFP, BFM 뉴스채널, 엘익스프레스(L' Express), 르몽드(Le Monde) 등 8개의 프랑스 언론사와 협력해 가짜뉴스가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무분별하게 게재되는 위험을 최소한대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AFP와 프랑스 국영 텔레비전 방송사 등 프랑스의 17개의 뉴스룸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애플의 CEO 팀 쿡 (Tim Cook)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거짓 정보(misinformation)의 확산은 사람들의 정신을 죽이는(killing people's mind) 행위"라며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역설했다.
이어 "선거가 끝났다고 가짜뉴스의 문제가 없어진 게 아니다"라며 "가짜뉴스를 근절할 수 있는 ‘도구’(tools)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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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곳곳에서 가짜 뉴스의 근절을 외치는 이유는 가짜뉴스의 영향과 그로 인한 폐혜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지난 미국대선 때 SNS를 중심으로 퍼졌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과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한 피자가게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른바 ‘피자 게이트’와 선거 일주일 전 불거진 ‘이메일 스캔들’ 의혹은 가짜뉴스가 선거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힐러리를 둘러싼 근거 없는 가짜뉴스는 SNS 플랫폼을 타고 급속도로 퍼졌고 다수의 유권자들을 현혹해 그녀를 선거에서 패하게 만든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지난 11월의 버즈피드의 분석에 따르면 미 대선기간 중 페이스북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가짜 뉴스 20개 중 17개가 "명백하게 친트럼프 (Pro-Trump) 또는 반클린턴 (Anti-Clinton)"에 대한 것이었다.
대선기간 동안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은 미국의 정치권은 강력한 파급력을 지닌 뉴스 전달 매체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들어 페이스북과 구글 등의 주요 SNS를 비판했다.
이에 가짜뉴스 확산에 이용된 페이스북과 구글 등 SNS 플랫폼들은 사태의 심각성과 책임감을 통감하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부터 저널리즘 교육기관인 Poynter Institute에서 개발한 '포인터 국제사실관계확인 네트워크'(Poynter 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와 제휴를 맺고 이용자에게 가짜뉴스를 판별할 수 있는 사실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도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언론사는 ABC 뉴스, 팩트체크(FactCheck.org), AP통신, 스노프(Snopes), 폴리티팩트(Politifact)이다.
여기서 거짓으로 판명된 게시물은 '이의가 제기된'(disputed)이라는 태그가 붙고 해당 게시물이 왜 가짜뉴스인지에 대한 설명이 첨부된다. 가짜뉴스로 분류된 게시물은 뉴스피드의 하단으로 옮겨지며, 이러한 허위 게시물을 공유하는 이용자는 페이스북으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는다.
이같은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노력은 점점 호응을 얻었고 지난 1월에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서로 손을 잡고 프랑스 선거기간 동안 가짜뉴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도구인 크로스체크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언론인과 대중에게 가짜뉴스를 검증하고 판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네트워크에서 가짜뉴스를 신고하면 기사의 진위여부가 파트너 조직에 의해 확인되는 구조다.
페이스북과 구글에서 모두 가짜뉴스라고 판정한 게시물은 '이의가 제기된'(disputed) 것이라는 아이콘 표시가 붙는다.
애플도 이용자가 의심스러운 콘텐츠를 신고 할 수 있게 해주는 '애플 뉴스 앱'(Apple News App)을 시행 중이다.
이 외에도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여타 추가적인 조치를 함께 시행하고 있다.
진짜로 둔갑한 가짜 뉴스들이 공유되는 스푸핑(spoofing) 도메인을 차단하고, 날조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사이트를 단속함과 동시에 가짜 뉴스 신고 기능도 도입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거짓 정보라고 의심되는 게시물을 발견하면 해당 게시물의 오른쪽 상단을 클릭해 신고를 할 수 있다.
구글 역시 가짜 뉴스를 근절할 수 있는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허핑턴포스트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340개 가짜뉴스 사이트가 온라인 광고수입을 거두지 못하도록 구글 광고 접근을 차단시켰다.
구글은 작년 11월에 온라인 광고 서비스에서 사용자를 속이려는 웹 사이트를 막기 위한 정책을 발표한 후, 작년 말에는 애드센스 광고 네트워크에서 허위 정보를 퍼뜨린 200여 명의 게시자의 구글 이용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