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10월부터 이통사에 6개월마다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 도입 예고
복합요금제 활용하는 '스마트 소비자' 니즈 반영 못해
'스마트초이스'와 역할 겹쳐…6개월 마다 문자로 안내하는 방식, 스팸으로 인식돼 실효성 ↓

오는 10월부터 이동통신사들은 가입자에게 6개월마다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안내해야 한다. 정부는 이용자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지만, 전문가들은 6개월 반복고지가 오히려 소비자 피로를 높이고 제도의 실효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2026년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를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 최적요금제 고지제도'를 오는 10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통사는 가입자의 최근 6개월간 문자·음성통화·데이터 사용량을 분석해 더 유리한 요금제를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안내해야 한다.
문제는 통신 이용 환경이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OTT, AI 구독서비스, 가족 결합, 장기 고객 할인, 멤버십 혜택 등을 함께 고려해 요금제를 선택한다. 하지만 이번 제도의 추천 기준은 문자·음성통화·데이터 사용량 뿐이다. 음성·문자가 대부분 무제한 제공된다고 볼 때 데이터 사용량 하나로 요금제를 추천하는 셈이다. 복합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의 니즈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고지 방식도 문제다. 재난문자와 광고성 문자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통신사 안내 문자도 스팸처럼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맞춤형이 아닌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제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어서다.

현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영 중인 '스마트초이스(통신요금정보포털)'와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사이트가 이미 문자·음성통화·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추천하고 있어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이고 스마트초이스 이용시 느낀 불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도 "취지는 좋지만 통신사가 직접 추천하는 구조보다 제3자가 객관적으로 분석해 추천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마이데이터나 비식별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플랫폼이나 AI가 요금제를 추천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개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지 시점도 6개월마다 일률적으로 알리는 것보다 이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맞춤형 추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약정이 끝나거나 번호이동을 고려하는 시점에 요금제를 바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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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EU(유럽연합)에선 반복 고지 의무를 줄이는 방식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2018년말 유럽전자통신법(EECC) 제105조를 통해 약정 만료 전 계약 종료 사실과 함께 '최적요금제(Best Tariff)'를 안내하고, 최소 연 1회 최적요금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했지만, 올초 제안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A)에선 연 1회 정기 고지 의무를 삭제했다. 소비자가 요금제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을 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는 판단과 정보 과부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실효성이 크지 않은 것에 비해 기업의 운영 부담은 크다는 게 통신업계의 목소리다. 통신사는 4800만 가입자에게 연 2회 안내해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비용(멀티미디어 MMS 기준 211억여원)과 행정 부담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추천하는 것이 최적 요금제로 인식될 가능성이 큰데 고객에게 가장 적합할지 의문이고, 제안이 맞지 않으면 통신사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어 우려된다"며 "AI 시대인 만큼 소비자가 앱에서 원할 때 직접 이용 패턴을 조회하고 원하는 시점에 요금제를 추천받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