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잠자리 주도권을 넘겨라

아내에게 잠자리 주도권을 넘겨라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2009.07.19 12:09

[머니위크]SEX & FEEL

우스갯소리로 “어떻게 매일 흰밥만 먹고 사냐?”고 한다. 때론 콩밥도 먹고 잡곡밥도 먹어야 입맛도 좋아지고 더 건강해질 수 있듯, 잠자리에도 어느 정도의 독창성이 필요하다. 섹스에는 다양한 체위, 배경, 그리고 자극들이 존재한다. 어느 것이 나에게 가장 적합한지 직접 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다.

“엄격한 카톨릭 집안에서 자란 아내는 아직도 제가 모든 걸 리드하길 원합니다. 항상 순종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때문에 잠자리 주도권은 제게 있어요. 그런데 제가 좀 더 만족스럽고 좀 더 자극적인 잠자리를 가지려고 하면 놀라면서 화부터 내더라고요. 제 입장에서는 부부 사이에 너무 당연한 일인데 아내는 마치 절 짐승 보듯 하니 참 답답해요.”

벌써 며칠째 병원에 찾아와서는 잠자리 트러블에 대한 하소연만 늘어놓고 가는 한 30대 남자. 대학 1학년 때 첫눈에 반해 결혼한 아내는 알고 보니 성에 관해선 백지상태였다고 한다. 30년 가까이 아내의 머릿속에 떡 하니 자리 잡은 ‘섹스=죄’라는 공식을 단박에 깨는 일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환상을 깨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아내는 아무런 재미도 못 느끼는 듯, 밤마다 무덤덤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일이 끝나면 서둘러 옷을 갖춰 입고는 ‘단정한 상태’로 돌아와 눈을 감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숙제를 끝내 후련해하는 학생’의 모습 같았단다.

아내의 의무감이 아닌 ‘정말로 원해서’ 갖는 잠자리가 그의 1차적인 목표. 우선 그의 절대적 권력이었던 ‘잠자리 주도권’을 은근슬쩍 아내에게 넘겨보라고 조언했다. 아내는 무척 쑥스러워했지만 다행히 ‘싫다’거나 ‘할 수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너무나 어색했어요. 하지만 전 그냥 가만히 누워있는데도 기분은 굉장히 짜릿했어요. 어느 순간 ‘여우’가 되어버린 아내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놀라웠다고나 할까. 물론 ‘당신은 정말 최고’라는 식의 칭찬도 많이 해줬어요. 그게 제 진심이었기도 하고요.”

그는 곧 2차 목표를 세웠다. 이번엔 ‘진짜 오르가즘’을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성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를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 그리고 좋은 점과 개선점을 파트너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일”임을 거듭 강조했다.

부부 사이의 성은 신이 주신 축복이다. 가능한 한 창조적이 되고 상상적이 될 때 부부간의 성생활은 보다 풍성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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