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조 대박' 한미약품, 10년만에 '클린영업' 조직개편

[단독]'8조 대박' 한미약품, 10년만에 '클린영업' 조직개편

김지산 기자
2016.08.01 04:10

16개 지역 사업부, 24개로 조정하고 영업직원 대이동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사진제공=한미약품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사진제공=한미약품

지난해 8조원 기술수출로 한국 제약산업 역사를 다시 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영업조직 수술에 나섰다. 제약업계는 한미약품의 시도가 업계 영업 문화를 바꿀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전국 16개 사업부를 24개로 확대 개편하고 700여명의 영업직원 대부분의 관할 지역을 조정하는 인사를 단행, 8월부터 시행한다.

한미약품의 사업부는 지역별 영업지점과 같은 개념이다. 1개 사업부당 평균 40~50명 영업직원이 각각 지역을 할당받아 영업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1개 사업부 소속 영업직원은 30명 안팎으로 축소된다. 이는 사업부장의 직원 관리 효율을 높이고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미약품의 영업 조직개편과 인사 핵심은 직원들의 영업 지역 이동이다. 직원 대부분의 근무지를 인근 지역으로 옮긴다.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는 연고지에서 먼 곳으로 보내는 조치도 취한다. 해당 직원들은 수 차례 CP(Compliance Program,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를 위반한 전력이 있어 인사상 불이익 성격을 띈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이 사업부를 조정하고 영업직원들을 대규모 이동시킨 것은 10년만의 일이다. 지난 10년간 한미약품은 영업직원들을 한 지역에 오래 두고 의약품 상권을 지키는 전략을 취해왔다. 특히 제약업계 최대 인력을 바탕으로 직원 1인당 담당 지역을 좁게 설정해 타 제약사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고인 물이 썩듯이 제약 리베이트 사건에 한미약품이 자주 거론되자 임 회장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8조원 기술수출로 국내 최대 제약사로 거듭나면서 '한미약품' 브랜드를 보호해야 할 필요를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국내 대표 제약사로 우뚝 선 이후 의료기관들과 도매상을 상대로 목소리가 커졌다"며 "영업활동을 강조하면서도 직원들의 도덕성 역시 매우 강도 높게 요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직원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기피하는 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평한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깔린 인사라고 설명했다. 한 곳에 너무 오래 있으면 나타날 수 있는 리베이트 같은 부작용도 고려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매출이 저절로 늘어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부지런히 뛰어도 실적이 신통치 않은 지역이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영업직원들의 관리 지역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며 "지역 이동을 통한 리베이트 제동 효과도 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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