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6개월새 2.5조 기술수출…'K바이오 리더' 부상

유한양행, 6개월새 2.5조 기술수출…'K바이오 리더' 부상

김지산 기자, 민승기 기자
2019.01.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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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계약 이후 2개월만에 추가 성과

유한양행(77,800원 ▼500 -0.64%)이 8000억원대 대형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1조원대 계약을 성사시킨 지 2개월만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개발 노력이 또 한 번 인정받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Gilead Science)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후보물질 도출 전에 기술수출, '신뢰'의 결과물= 길리어드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개발권과 사업권을 확보했다. 한국 시장은 유한양행 몫이다. 양사는 비임상 연구를 공동 실시한다. 본 임상부터는 길리어드가 진행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간에 지방 축척과 염증이 발생하고 지속하는 병이다. 계속 발전하면 간손상이나 섬유화로 이어진다. 심하면 가교섬유증 또는 간경변을 거쳐 말기 간질환, 간이식 같은 심각한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 현재 NASH 환자 치료법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신약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계약 총액은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로 계약금 1500만달러(약 200억원)가 유한양행에 우선 지급됐다. 7억7000만달러(약 8600억원)는 개발 단계가 진척될 때마다 받게 되는 마일스톤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후보물질조차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후보물질 내지 전임상, 임상 단계에서 계약이 체결되는 게 일반적이다. 유한양행 기술에 대한 길리어드의 신뢰가 상당하다는 걸 보여준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화학을 통해 오랜 기간 길리어드에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을 공급해왔다. 업계는 품질 신뢰가 오늘날 계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6개월 새 2조5000억 기술수출=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에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결과물로 1조4000억원 규모 폐암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과 2400억원짜리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레이저티닙은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후발 주자로서 불리한 상황이다. 검증된 신약이 시장을 점령하면 판을 뒤집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 기술을 사들인 얀센은 안전성과 효능에서 레이저티닙에 높은 점수를 주고 승부수를 띄웠다.

실제 유한양행이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종양의 크기가 기존보다 30% 이상 감소한 객관적 반응률이 66%에 달했다. 용량을 높인 2상시험에서 반응률은 71%였다. 타그리소의 글로벌 임상3상 반응률 77%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YH14618 기술을 이전했다.

반 년 사이 2조5000억원대 기술수출은 지난 2015년 8조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 이후 최대 성과다.

◇신약개발 변방에서 중심으로= 유한양행은 그동안 신약개발에 있어 변방 취급을 받아왔다. 도입약에 치중했던 매출 구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바이오 벤처에 폭넓은 투자를 감행하면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구사하면서 지위가 크게 달라졌다. 얀센에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의 경우 오스코텍 기술을 사들인 것이었다.

유한양행이 대표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마일리지 수입의 40%는 오스코텍 몫이다. 이런 식으로 수익을 공유하면 벤처는 우수한 신약 후보를 만드는 데 더 힘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이후 기술수출은 기술력 있지만 자금력이 달리는 벤처들의 성공이기도 하다"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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