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동심장충격기 있으면 뭐하나…'작동 불투명' 노후 장비 수두룩

[단독]자동심장충격기 있으면 뭐하나…'작동 불투명' 노후 장비 수두룩

박미주 기자
2023.10.11 16:00

자동심장충격기 2870대가 내용연수 10년 초과… 구체적 규정 부재로 사업장에 설치 안 해도 되기도

이태원 참사 1주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시 자동심장충격기(AED)가 골목에 겨우 3대뿐이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AED는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지침상 제조일로부터 10년을 넘으면 안 되지만 10년을 초과한 AED가 2870대나 있었다. 또 관리자 교육이 의무이지만 대상 인원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국내 AED 설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에 7만333대의 AED가 운용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의무설치기관에 3만7173대, 그 외 지역에 3만2309대가 설치됐고 이후 851대가 추가 설치됐다.

하지만 이 중 2870대가 제조일로부터 10년을 초과한 채 운용되고 있다. 복지부가 올해 내놓은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및 관리 지침 제6판'에서는 AED가 제조일자로부터 최대 10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구급차와 중앙보훈병원, 서울성모병원 구급차, 서초구·양천구·용산구보건소, 목동아이스링크, 일부 아파트 등에 있는 AED가 제조일자로부터 10년이 넘은 상태다. 이 경우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조차 불투명하다.

또 이태원 참사 이후 개정된 AED 지침 제6판에는 기존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이어 상시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에도 AED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런데 사업장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도 1대 이상만 설치하면 되도록 해 일부 사업장에는 AED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설치 대수나 장소는 규정하지 않아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이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AED 장비 관리자 교육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지침에는 관리책임자의 정기적인 교육 참여를 보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장비 관리자 인원 파악도 제대로 안 돼 매년 교육 인원이 크게 차이나는 일이 발생했다. 2019년에는 AED 관리 책임자 7982명에 대해 교육이 이뤄졌지만 2020년, 2021년엔 대상자가 각각 3068명, 3586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7380명이었다.

최영희 의원은 "AED의 효율적인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당국의 정확한 지침 확립과 인지도 제고, 노후장비의 철저한 관리 등을 통해 AED 보급 효율성을 높여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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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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