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300만원' 메타버스 하루 쓰고 폐기…대한적십자사 혈세 '펑펑'

[단독]'4300만원' 메타버스 하루 쓰고 폐기…대한적십자사 혈세 '펑펑'

이창섭 기자
2023.10.19 13:12

2022 헌혈자의 날 행사,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플랫폼 구축에 4300만원…단 하루 사용 후 폐기
"유행 편승한 전시행정 지양해야"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헌혈자의 날 행사를 위해 4300여만원을 들여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을 단 하루만 사용하고 폐기했다. 메타버스를 이용해 해당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1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유행에 편승하기 위한 전시행정으로 대한적십자사가 예산을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제출받은 '메타버스 운영 현황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2022 헌혈자의 날' 행사로 1억2300만원을 지출했다. 이 중에서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구축에 약 4300만원을 사용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프랜드를 이용해 온·오프라인 동시 행사를 진행했다.

'2022 헌혈자의 날 행사 산출 내역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프랜드 플랫폼 구축/랜드 사용 및 백월 배너 교체 1210만원 △모션 및 코스튬 커스터마이제이션 1210만원 △MC 및 출연진 아바타 오퍼레이터 스마트폰 기기 31대 렌탈(데이터 포함) 561만원 △MC 및 출연진 아바타 31명 조작 인력 132만원 △메타버스 촬영용 스마트폰 및 노트북 176만원 △메타버스 촬영용 스마트폰 조작 인력 198만원 등이 지출됐다.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2022 헌혈자의 날'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했다./사진제공=이종성 의원실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2022 헌혈자의 날'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했다./사진제공=이종성 의원실

문제는 43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한 메타버스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대한적십자사는 행사 종료 이후의 플랫폼 활용 여부와 관련해 "추가적 활용 예정은 없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 장기 유지 시 막대한 추가 비용이 소요돼 연장하지 않고 보존 후 자동 소멸시켰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열린 '2023 헌혈자의 날' 행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없이 대면 행사로만 진행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행사 당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프랜드 관람객 초청 이벤트로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등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행사 당일 메타버스 플랫폼 방문자는 100명 안팎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한적십자사 회장이나 진행자 등 주최 측의 31명 아바타를 제외하면 실제 참여 인원은 더 미미하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감염병대유행) 상황을 고려하면 온라인 행사 진행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충분히 비대면 행사 진행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메타버스 행사를 위해 아바타 조작 인력을 고용하고, 메타버스 촬영용 스마트폰·노트북을 대량 대여하는 등 불필요한 전시행정을 펼쳤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종성 의원은 "단 하루의 행사를 위해 불필요한 예산을 쓰면서 메타버스 행사를 진행하는 게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라며 "단순히 유행 따라가기에 급급한 졸속 행사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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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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