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고령사회' 진입…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
질병청, '노쇠예방 프로그램' 모델 연내 구축
구강관리·영양섭취 등 '종합 패키지' 모델 구상 중

우리나라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질병관리청(질병청)이 '노쇠 관리'를 통한 만성질환 대응체계 구축에 나선다. 노쇠란 정의조차 낯선 초기 단계인 만큼, 질병청은 관련 기준을 구체화하는 한편 영양·구강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 예방 모델을 연내 마련하겠단 입장이다.
22일 질병청에 따르면 청은 올해 상반기 중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한 '노쇠 중재 프로그램'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만성질환관리국 내 5개 팀으로 구성된 '노인노쇠예방사업기획 태스크 포스(TF)'를 가동 중인 질병청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노쇠단계·노인 거주유형별(재가·시설 등) 전략을 구체화,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 나선다.
질병청은 상반기 내로 지역별 환경 특성 등을 고려한 노쇠 예방사업 모델 개발 연구용역에 착수해 연내 모델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청이 구상 중인 모델은 △구강 관리 △영양 섭취 △낙상사고 예방용 운동 프로그램 등을 포괄하는 '종합 패키지' 개념이다. 구강 건강이 악화되면 영양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에 따라 근력이 빠지면서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연쇄적인 문제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단 취지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련 사업을 자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각 지자체 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노쇠예방시스템 모델을 연내 개발할 계획이다. 내년엔 해당 모델을 활용한 (종합 프로그램)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노쇠'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학계에선 노쇠를 '노화에 따른 전반적 기능 저하로 생리적 예비능력이 감소해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저하, 항상성 유지 능력 감퇴로 기능 의존·입원 가능성이 증가한 상태'로 정의한다. '노화'가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신체적 변화라면, 노쇠는 이러한 노화 과정을 겪은 노인 가운데 근육 감소·인지기능 저하 등 건강기능적 측면에서 문제를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노쇠인구가 증가할수록, 즉 노화 속도 대비 건강기능이 저하된 인구가 늘어날수록 만성질환 의료비 지출 비중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27만5183명이 만성질환으로 사망(전체 사망의 78%)했다. 특히 만성질환 진료비는 노인인구 증가로 △2020년 71조원 △2021년 78조원 △2022년 83조원에서 지난해 90조원으로 늘면서 전체 진료비의 84.5%를 차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로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며 "전체 진료비 중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면서 특히 만성질환 진료비 비중이 높아졌다. 노쇠한 노인의 만성질환 의료비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한국형 노쇠 진단 척도(K-FRAIL)'를 통해 △비(非)노쇠 △전(前)노쇠△노쇠의 세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문항별 0점이면 건강한 상태의 비노쇠, 1~2점은 노쇠 전 단계, 3~5점은 노쇠로 해석한다. 다만 노쇠 관련 사업 자체가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화된 데이터 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국립보건연구원의 노인노쇠코호트(KFACS) 연구 사업 기준 노인 집단의 약 8%가 노쇠인구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구체적인 인구수 관련 현황 데이터는 없다. 질병청은 K-FRAIL 항목을 토대로 국가건강조사 체계 내 노쇠 진단 지표를 신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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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관계자는 "올해 국가건강조사 체계 안에 K-FRAIL 문항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설문 문항 외에도 생활기능척도 등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평가해 (노쇠인구) 현황 파악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려 한다. 지자체별 고령화 상태가 다른 만큼 일본의 '지자체 노쇠예방교실' 등 주요국 사례도 벤치마킹해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