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스스로를 학대해 생긴 상처의 결과물을 '자해 흉터' 또는 '주저흔'이라고 한다. 자해 흉터가 생겼더라도 치료를 일찍만 시작하면 흉터를 최대한 예방하거나 지울 수 있다. 문제는 자해했어도 가족·지인에게 자해 사실을 감추거나, 자해 흉터를 문신으로 덮으려는 청소년이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해를 경험한 사람 10명 중 8명(79.5%)이 흉터를 숨긴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자해 흉터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자해 흉터가 있는 곳에 또 자해해 이중 흉터를 가진 사례도 있다.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대표원장(전 대한의학레이저학회장)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자해 흉터에 도움 되는 연고·크림·습윤밴드 등을 추천해달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자해 흉터를 주변 사람들에게 감추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해 사실을 털어놓고 말하는 대상 1위는 친구(선·후배 포함)였고, 이어서 상담 기관, 학교, 가족 순이었다. 가족을 믿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부모가 알았을 때 받을 충격이 아이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할까 염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지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받는다는 아이들의 비율이 여학생은 약 절반(50.3%), 남학생은 3명 중 1명 수준(32.9%)이었다.
과거 자해는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한 우울증·불안장애 등이 있는 12~16세 청소년들이 주로 겪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학습 스트레스가 청소년 정신 건강의 가장 큰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조기 유학을 떠났다가 공부 부담과 외로움 등에 시달리다 자해에 이른 유학생들도 있다.
친구 관계 갈등이나 SNS 과몰입 등도 청소년의 심한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원인으로 보고된다. 김 원장은 "자해 흉터를 숨기려고 흉터 자리에 문신을 시술했다가 나중에 자해 흉터와 문신을 둘 다 치료받는 사례가 있는 등 자해 흉터 대처 과정에서도 슬기롭지 않은 사례들이 보고된다"며 "적절한 때에 핀홀법 등의 레이저 치료를 받아 자해 흉터를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해 흉터도 조기 치료가 효과적"이라며 "다만 최근에는 오래된 자해 흉터 치료 효과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