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선원교대' 일괄 승선 폐지
연간 1만여척 '저위험' 선박 신속 입항
대기시간 단축…검역현장 안전성 강화

질병관리청이 선박 검역을 감염병 위험도 중심으로 정비하고 선박 위생관리체계를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맞게 표준화하는 '검역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31일 공포했다.
그동안은 선박 검역 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검역 관리지역' 선박도 선원을 교대할 때마다 일괄 승선 검역을 실시해 왔다.
이에 미국·일본 등 주요국 대비 규제가 지나치단 지적이 이어져 왔다. 선박 운항 및 하역 지연에 따른 해운업계의 불편뿐 아니라 검역관의 해상 승선 안전사고 우려가 현장에서 지속해서 제기됐다. 실제 1년간 해상 승선 검역 중 검역 관리지역 선원 교대로 인한 검역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의사 환자)가 확인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질병청은 오는 10월1일부터 선박 승선 검역 대상에서 '검역 관리지역에서 선원 교대가 있었던 경우'를 제외하고 △검역감염병 환자·사망자 발생 또는 매개체가 서식하는 경우 △선박 위생증명서를 소지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 등 검역감염병 전파 위험이 큰 '고위험 선박'에 승선 검역을 집중 실시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만여척의 저위험 선박이 서류 심사만으로 신속히 입항하게 된다. 2023~2025년 검역 관리지역 선원 교대 승선 검역 대상 선박은 연평균 약 1만건(총 2만9094건)이다. 승선 대기시간 단축으로 미국·일본 등 주요국 기준에 맞춘 선진 검역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해상 줄사다리 승선에 따른 검역관 안전사고 우려를 해소해 검역 현장의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이번 개정은 검역 조사 자체의 생략이 아닌, 전수 전자 서류심사로 검역 조사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류의 사실 확인이나 보건 상태 점검을 위해 필요한 경우 현장 보건위생 조사를 즉시 병행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유지한다. 또 서류검역 전환에 따른 사각지대 발생을 막기 위해 연말부터 일부 선박을 무작위로 선정해 승선 검역을 실시하는 표본조사 방식도 도입한다.

16년간 동결돼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던 선박 위생증명서 발급 수수료도 현실화한다. 그간 낮은 수수료로 입항 선박 대비 발급 비율이 약 8~10%에 달해, 일본(약 4%)에 비해 2배 이상 발급 신청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발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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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수료는 해운업계의 의견 수렴과 입법예고를 거쳐 조정됐다. 조정 후에도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해 급격한 부담 증가를 방지했다. 선박 총 톤(t)수별 수수료 부과 체계도 기존 5단계에서 총 6단계 구조로 세분화했다.
이와 함께 오는 12월1일부터 음용수 분석 보고서 등 선박 위생 관련 사전 심사 서류를 질병청장이 정하도록 해, 선박 위생 검사 절차를 표준화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개정은 관행적 규제를 덜어내고 선박 검역체계를 '위험도 중심'과 '국제 표준'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류검역 전환에 따른 사각지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무작위 표본조사 방식의 승선 검역을 함께 도입해 국경 검역 안전성과 선박 입항 신속성을 균형 있게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