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치료도…정부가 지원하면 "가격 올려 세금 빼먹기"

난임 치료도…정부가 지원하면 "가격 올려 세금 빼먹기"

박미주 기자
2026.09.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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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치료 등도 보조금에 가격 올라…재난지원금 주니 가격 인상
"보조금 지급하며 가격 등 관리해야 정책 효과 제대로 나타나"

난임 관련 비급여 항목 평균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난임 관련 비급여 항목 평균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면 가격이 오르는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난임 치료 지원을 확대하자 병원들은 난임 비급여 치료비를 올려받았다. 공적 재정 지원이 업자 배불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4년 난임 지원 대상 확대되자 비급여 진료 항목 가격 뛰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송파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난임시술 환자 수는 19만2395명으로 4년 전 2021년 14만3162명 대비 34.4% 늘었고, 총 진료비는 4587억원으로 89.8% 급증했다. 1인당 진료비는 238만3939원으로 41.2% 늘었다. 2024년 정부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난임부부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 대상을 확대한 영향이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이 알아서 가격을 정하는 난임 관련 비급여 시술 가격이 뛰었다. '일반 체외수정'의 경우 2024년 의료기관들의 평균 진료가격은 27만9342원으로 전년보다 14.2% 올랐다. 2023년 평균 가격이 24만4538원으로 전년보다 5.2% 상승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세포질내 정자주입술'도 2024년 평균 가격이 70만1346원으로 전년보다 7.4% 상승했다. 이전 연도인 2023년 평균 비용이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눈에 띄는 상승폭이다.

함명일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는 "환자들이 재정 지원을 하면 비용 인식을 덜 하게 되고 서비스를 더 이용하려고 하면서 가격탄력성이 비탄력적으로 변하는데, 이익을 추구하는 의료 공급자는 이를 활용해 당연히 가격을 올리게 되고, 이런 이유로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난임 치료도 급여 행위에 비급여 행위를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비급여 진료는 급여화하거나 관리급여로 만들어 가격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 장소 이용률 및 산후조리 이용비용/그래픽=윤선정
산후조리원 장소 이용률 및 산후조리 이용비용/그래픽=윤선정
산후조리원, 한우 등도 보조금에 가격 폭등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지원하자 가격이 폭등한 산후조리원도 비슷한 사례다. 정부는 2022년부터 출산 시 산후조리원 등에서 사용 가능한 200만원 이상의 '첫만남이용권'을 지급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의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의 2022~2024년 전체 승인 건수가 연 평균 16.8% 줄어든 반면, 건당 승인 금액은 23.6% 증가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자 일부 마트와 안경점 등이 가격을 올린 사례도 있다.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당시 한우 가격 급등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원금 지급 전 3%대였던 한우 물가가 2020년 5월 지원금 지급 이후 10%대로 급등했다.

이같은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보조금의 귀착'이라 부른다.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실질적인 혜택이 의도한 대상이 아닌 다른 경제 주체에게 돌아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가 보조금 줄 때는 가격을 안 올리도록 하는 등으로 조건을 명확히 해 세수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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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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