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수정 비용 1년새 14%↑
실질적 혜택, 환자 아닌 병원
"관리급여 등 가격 통제 필요"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면 가격이 오르는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난임치료 지원을 확대하자 병원들은 난임 비급여 치료비를 올려받았다. 공적 재정지원이 업자 배불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난임시술 환자수는 19만2395명으로 2021년 14만3162명 대비 34.4% 늘었고 총진료비는 4587억원으로 89.8% 급증했다. 1인당 진료비는 238만3939원으로 41.2% 늘었다. 2024년 정부가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난임부부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대상을 확대한 영향이다.
의료기관이 알아서 가격을 정하는 난임 관련 비급여 시술가격도 뛰었다. '일반체외수정'의 경우 2024년 의료기관 평균진료가격은 27만9342원으로 전년보다 14.2% 올랐다. 2023년 평균가격이 24만4538원으로 전년보다 5.2% 상승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함명일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는 "재정지원을 하면 환자들이 비용을 덜 인식하게 되고 서비스를 더 이용하려고 하면서 가격탄력성이 비탄력적으로 변하는데 이익을 추구하는 의료공급자는 이를 활용해 가격을 올리게 되고 이런 이유로 정책효과가 반감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난임치료도 급여행위에 비급여행위를 같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비급여 진료는 급여화하거나 관리급여로 만들어 가격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지원하자 가격이 폭등한 산후조리원도 비슷한 사례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자 일부 마트와 안경점 등이 가격을 올린 사례도 있다. 이같은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보조금의 귀착'이라 부른다.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실질적인 혜택이 의도한 대상이 아닌 다른 경제주체에게 돌아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부가 보조금을 줄 때는 가격을 안 올리도록 하는 등 조건을 명확히 해 세수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