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희생양…잘못했지만 기회 달라"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사진)가 미국 투자은행들을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투자은행들이 그리스 재정위기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면 법정 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판드레우 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녹화한 CNN 방송에서 "(투자은행 제소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가 희생양이 됐다며 세계의 많은 그룹이 이른바 '그리스 때리기'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를 돌아보고 사태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볼 것"이라며 "우리는 의회가 위기 원인에 대한 조사를 끝낸 뒤 미 은행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금융산업에 대해 '사기'라든가 '투명성 결여'같은 표현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판드레우 총리나 방송 진행자인 파리드 재커리아 모두 구체적 은행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 재정위기의 책임을 외부에만 돌리지 않겠다는 듯 "우리가 잘못을 했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를 주면 보여주겠다"며 "그리스 사람들은 근면한 국민이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10일 1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기금 마련을 골자로 한 유로화 방어책을 내놓은 뒤 투기자본이 유럽의 채권이나 주가 등에 영향을 미쳐 위기를 가져왔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녹화분은 현지시간 16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