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300km 왕복하며 탄생시킨 시험관아기"

노벨의학상 "300km 왕복하며 탄생시킨 시험관아기"

최은미 기자
2010.10.04 19:57

올 수상자 英캠브리지대 번홀 클리닉 로버트 에드워드 박사 영예

'2010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영국 캠브리지대 번홀 클리닉 로버트 에드워드 박사는 체외수정을 통한 시험관 아기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학자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정훈 교수는 4일 "에드워드 박사는 생식의학의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오늘날 모든 불임 부부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시험관 아기의 효시"라고 평가했다.

에드워드 박사는 여성의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시킨 후 이를 다시 자궁에 수정시키는 시험관 아기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지난 1950년대 시작해 1978년 7월 25일 처음으로 성공했다. 1988년 사망한 산부인과 의사 패트릭 스텝토와 함께 난관(나팔관)이 없어 자연 임신을 할 수 없었던 부부에게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선물했다.

이재담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에드워드의 시험관 아기 연구는 초창기 실패의 연속이었다. 난자 배란과 수정란의 착상에 관여하는 호르몬들이 차례차례 발견되고 그 역할이 밝혀질 때까지 20년 동안 지속된 그의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끈기있게 실험을 지속하던 중 세계 최초로 복강경을 사용해 난자를 채취하는데 성공한 스텝토를 만나 성공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 교수는 "1968년 학회에서 만난 두사람은 의기투합해 공동연구를 시작했다"며 "300km나 떨어진 케임브리지와 올드햄 사이를 시도 때도 없이 왕복해야 하는 힘겨운 생활을 10년이나 지속한 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번째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 이후 20년간 세계 각국에서는 15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났다.

김 교수는 "에드워드 박사의 업적으로 현재는 시험관 아기 적용 대상도 매우 넓어져 난관이 없는 상태의 체외 인공 수정은 물론 난관이 막히거나 심각한 남성 불임, 자궁내막증, 염색체 이상에 의한 유산 등 다양한 불임 상태에서도 임신 성공률을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두석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항생제 발견에 견줄 만큼 놀라운 연구성과로 전세계 불임부부들에게 임신이라는 커다란 희망을 선사한 학자"라며 "이후 미세조작술 등 불임치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커다란 단초를 제공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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