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29일 세기의 결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자(29·사진 왼쪽)와 동갑내기 피앙세인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은 하객 명단조차 화제다.
이날 결혼식은 왕실 행사인만큼 하객 대상도 엄선, 1900명에게만 초대장을 발송했다. '미스터 빈'으로 알려진 영국배우 로언 앳킨슨, 마돈나의 전 남편인 영화감독 가이 리치 등은 찰스 왕세자 측 하객으로 참석한다.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부인 빅토리아는 일반 하객으로 초청됐다.
윌리엄 왕자는 현역 대위 신분인만큼 군에서 고락을 함께 한 전우들을 대거 초청해 눈길을 끈다. 2006년 아프가니스탄 작전 도중 귀와 코를 잃고도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진 마틴 컴프턴, 육군사관학교 동기인 전몰 장교의 유족, 자신이 근무했던 수색구조대 대원들도 초대했다.
윌리엄은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제시카 크레이그 등을 초대했다. 케이트 역시 전 남자친구 루퍼트 핀치를 초대 명단에 올렸다. 이와 관련 윌리엄의 동생 해리 왕자의 약속이 화제다. 해리는 결혼식에서 재밌는 얘기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형의 옛 연애담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고 다이애나 비의 언니와 남동생, 즉 윌리엄 왕자의 이모와 외삼촌도 초대돼 결혼식을 지켜볼 예정이다.
영국 정치권에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닉 클레그 부총리,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대표가 초대받았다. 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에서는 총리나 총독 등이 참석한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추규호 주영대사가 참석한다.
세계 왕족으로는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국왕,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여왕, 하랄 5세 노르웨이국왕 등 42명이 초청 명단에 들었다.
동성 파트너나 동거 부부를 초청한 점은 이례적이다. 고 다이애나비 추모곡을 부른 가수 엘턴 존과 그의 동성 연인 데이비드 퍼니시,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와 그의 동거남 팀 매티슨이 함께 초청됐다.
◇블레어·오바마는 초청 제외= '로열 인비테이션'을 받지 못한 인물로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눈에 띈다. 왕실이 공개한 하객 명단에 보수당 총리였던 마가렛 대처, 존 메이저의 이름은 보이지만 노동당의 블레어는 없다. 블레어가 작위가 없기 때문이라고 왕실은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다른 이유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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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가 총리 재임 기간 왕실의 예산삭감을 두고 버킹엄과 불편한 관계에 빠지면서 왕실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공교롭게 블레어 재임기간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블레어는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다이애나 사망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야 어찌 됐든 블레어 총리는 TV나 유튜브 중계로 결혼식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블레어와 같은 노동당 출신이며 역시 재임 중 왕실과 거리를 뒀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도 초대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은 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의 결혼식 당시 생존한 전직 총리가 모두 참석한 것과 대조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주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제외됐다. 같은 이유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초대받지 못했다. 대신 북한 대사를 비롯한 각국 대사가 외교사절 자격으로 결혼식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