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크라이슬러, 파산보호 2년만에 웃는 비결은

GM·크라이슬러, 파산보호 2년만에 웃는 비결은

김성휘 기자
2011.05.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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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바닥에서 구조조정 계기…절묘한 타이밍

▲GM 시보레 크루즈
▲GM 시보레 크루즈

시계를 2년 거꾸로 돌려보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가 미국에 던진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크라이슬러는 그렇다 쳐도 미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던 GM마저 천문학적 부채에 짓눌린 것은 미국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프리츠 헨더슨 당시 GM CEO는 파산보호(챕터11) 신청 가능성이 높다며 끝내 고개를 숙였다. 이게 2009년 5월 11일(현지시간)이다. 크라이슬러는 이보다 열흘 앞선 5월1일 파산보호에 돌입했다.

요즘 두 회사 분위기는 2년 전을 상상하기 어렵다. 현지에선 파산보호가 당시엔 굴욕이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평가한다. 그 덕에 스스로 해낼 수 없었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GM은 650억달러, 크라이슬러는 70억달러에 이르던 채무를 상당 부분 털어내며 재정상황이 크게 나아졌다. 해묵은 장애물을 걷어내자 녹슬지 않은 자동차 개발력이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돌아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M의 1분기 순익은 전년 10억7000만달러(주당 55센트)에서 33억7000만달러(주당 1.77달러)로 증가했다. 비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95센트로 전문가 예상치 91센트를 넘었다.

이번 순익은 적어도 1990년 이후 최대 규모다. GM은 5분기 연속으로 수익을 늘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매출은 15% 늘어 362억달러로 집계됐다.

크라이슬러의 열매는 더 달콤하다. 크라이슬러의 1분기 순이익은 1억1600만달러. GM 수익의 3%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1억9700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결과이다. 크라이슬러가 분기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두 회사 파산보호의 절묘한 타이밍과 그 효과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폭스 비즈니스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2009년 두 회사가 파산보호에 돌입, 경기 바닥권에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파산보호 덕에 그동안 회사를 짓눌렀던 채무부담을 털어냈다. 평소 같으면 노조의 반발 탓에 시작도 못했을 공장 정리, 생산라인 조정, 인력 감축 등도 추진했다. 비록 자의가 아니었을지라도 제 살깎기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자동차는 일본이나 독일차보다 연비가 나쁘고 디자인도 투박하다는 오명을 벗기 시작했다. '고연비 소형차'는 GM과 거리가 멀었지만 지난달 GM의 '시보레 크루즈'는 싼 가격과 고연비를 내세워 미국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크루즈는 종전 GM의 대표모델보다 덩치가 작고 맵시도 날렵해졌다.

크라이슬러 역시 모회사인 이탈리아 피아트의 소형차 DNA를 이식해 고연비와 친환경 기술을 실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상환에도 속도를 낼 태세다. GM은 미 정부에서 받은 500억달러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되갚으며 국영자동차(Government Motors)란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70억달러의 미·캐나다 정부 지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채권발행을 모색하고 있다.

'토요타는 어떻게 세계 1등이 되었나'의 저자 데이비드 맥지는 "GM과 크라이슬러는 완벽한 타이밍에 파산보호에 들어가 경기 사이클의 바닥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비록 리콜 사태와 지난 3월 일본 지진으로 토요타가 흔들리며 GM과 크라이슬러에 반사이익을 안겼지만 미국 업체들이 회생할 기반은 그 전부터 형성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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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국제부 김성휘입니다.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 다룹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현지에서 경험했습니다. 이밖에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 벤처스타트업씬을 취재했습니다. 모든 독자분들과 투자자, 창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인터뷰와 제보, 서평 요청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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