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초조한 미국

[기자수첩]초조한 미국

권다희 기자
2011.10.04 14:44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이 잦은 사람은 자존감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인 우월감으로라도 존재감을 입증해야 하는 자기방어의 일종인 셈이다.

국가도 그렇다. 다른 나라에 대한 비방이 늘어나고 있다면 그만큼 자국의 위상이 약화되는 데 대한 초조함의 방증일 수 있다.

최근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중국 관련 기사들은 '최강대국' 미국의 불안감이 얼마나 고조됐는지를 드러내는 신호처럼 보인다.

WSJ은 지난달 자사 칼럼리스트가 쓴 '중국 경제 지표 이해하기(Understanding China's Economic Indicator)'란 신간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엉터리 통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신문은 책의 내용을 통해 중국의 국가 통계가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경제통계의 누락과 과장이 심하다는 내용은 사실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으나 기사의 뉘앙스는 다분히 감정적이었다.

앞서 8월 30일자에서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비밀주의적인 정책 집행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WSJ는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 계산 방법을 변경했다는 중국 국영 통신의 보도 후에도 인민은행이 이에 대해 공표하지 않은데 대해 이러한 모습이 "중국 당국의 절망스러운 비밀주의를 상기 시킨다"며 "중국 경제 정책의 핵심중 하나가 비밀주의"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이렇게 큰 경제 국가의 중앙은행이 중요한 정책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집행한다는 게 굉장하고 실망스럽다'는 주장을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그런데 오히려 눈에 띄는 쪽은 펜 끝이 겨눈 중국보다는 펜을 잡은 미국 쪽이다.

최강 대국 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에 대한 견제가 늘어난 게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비판'은 되려 미국이 독보적인 속도로 넉넉히 앞서가고 있을 때 발휘하던 여유가 최근 들어 부쩍 줄어들었구나 하는 점을 '상기 시킨다'.

때마침 미국의 젊은이들이 반(反) 월스트리트 시위를 3주째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경제 패권 중심부에 있던 금융시장의 위상이 미국 내부에서도 흔들린다. 미국의 초조함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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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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