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금과 바이올린, 그리고 밀양아리랑.
언뜻 들으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다.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뭔가 어색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같은 현악기이기는 하지만 가야금은 궁상각치우를 기본음으로 하는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 악기이고, 바이올린은 도레미파솔라시의 7음계로 대표되는 서양음악의 주요 악기다.
바이올린과 가야금, 그리고 밀양아리랑의 ‘어색한 만남’이 있었다. 이어령(李御寧)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초대 문화부장관)이 16일 오후,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문명의 축이 아시아로 이동하는가? 가위 바위 보로 푸는 한중일’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약10여분 정도. 하지만 경복궁타령과 신고산타령, 밀양아리랑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어색한 만남’을 우려했던 것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김반야 씨와 가야금으로 리드한 윤혜진 씨. 젊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어색한 만남을 넘어 화해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활력을 보여줬다.
“‘북극에 가자’고 할 때 가느냐 마느냐를 논의한 뒤 가기로 결정했다면 안되는 이유를 찾지 말고 상식의 한계를 넘어 북극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어령 이사장의 이날 강연 내용과 딱 들어맞는 새로운 도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