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은행 공적자금 투입으로 재정 휘청…무디스 등급 강등에 촉각
글로벌 금융시장이 그리스 재정위기 다음으로 유로존 은행들이 '위기의 진앙지'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럽 은행들이 부실 자산을 대거 떨어낼 경우 유럽발 2차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에서다.
◇ 스페인, 은행 지원으로 재정 악화될 것=CNBC는 9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 이후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뒤흔들어놨지만 그리스 다음으로 시장을 흔들 곳은 유럽 지역에 있는 은행"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자국 대형은행인 방키아와 BFA(방키아 모회사)에 지원한 44억7000만 유로를 주식으로 전환, BFA의 지분 45%를 획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방키아를 국유화하는 셈이다.
스페인 정부는 오는 11일 방키아에 대한 지원책과 은행의 대손충당금 추가 상향 조정을 골자로 하는 은행 부실자산 처리 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스페인 은행권이 300억~350억유로의 추가 충담금 적립을 요구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지 매그너스 UBS 선임 경제고문은 "은행에 어떤 자금도 지원하지 않으려고 했던 스페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완벽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 은행들은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 자금 조달에 제한된 선택안을 갖고 있다. 매그너스는 "결국 은행은 자산을 상각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자멸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들이 자산을 내다 버리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스페인 정부는 어떻게든 은행 지원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문제는 은행 에 공적자금을 쏟아 붓게 되면 재정적자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스페인 정부가 얼마나 어려움에 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 무디스, 유럽銀 대거 등급 강등 예정…시장은 '긴장 초조'=시장에서 유럽 은행의 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또다른 계기는 무디스의 '경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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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서유럽 지역 은행들의 등급을 조정하겠다고 처음 언급한 건 지난 2월이다. 무디스는 당시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등 114개 유럽은행과 8개 비유럽 은행을 지목했다. 이달 중순까지 검토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쯤 최종 등급 강등 대상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존 브릭스 RBS 선임 국채 전략가는 "무디스의 등급 강등은 시장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검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무디스의 발표가 언제 나올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지난번에는 이탈리아였고 오늘은 스페인 은행들이었다"고 전했다.
무디스의 블랙리스트에는 유럽 은행들 외에도 모간스탠리가 포함됐다. 유럽 지역에 투자한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모간스탠리는 등급이 3단계 강등되면 추가 담보를 72억 달러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난 7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