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45억 유로 출자전환···11일 은행 대책 윤곽드러나
스페인 정부가 국내 3위 은행 방키아를 사실상 국유화한다고 밝히면서 오는 11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은행 부실자산 처리 대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방키아의 국유화 소식은 스페인 은행권 부실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스페인 경제부는 9일(현지시간) 지난 2년간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으로 방키아와 BFA(방키아 모회사)에 지원한 44억7000만 유로를 주식으로 전환, BFA의 지분 45%를 획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ROB 자금 지원 하에 7개 저축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방키아는 현재 스페인 3위의 대형 은행이다.
이럴 경우 스페인 정부가 방키아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방키아는 사실상 국유화가 이루어진다. 스페인 정부는 오는 11일 이같은 방키아 지원책을 포함한 은행 부실자산 처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은행들의 지불능력을 담보하고 예금주를 안심시키고, 은행의 자본 충족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위해 불가피한 첫번째 조치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인 중앙은행도 "이것이 은행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고 방키아의 새로운 경영진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을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필요할 경우 은행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간 떠돌던 공적자금 투입설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장은 45억유로의 출자전환 이외에도 스페인 정부가 방키아에 70억유로(91억달러)에서 최대 100억유로(130억달러)의 공적자금이 더 지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인 정부의 은행 지원책에 방키아에 100억 유로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 '코코스(cocos)'로 알려진 우발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코코스는 은행의 자기자본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자본금 확충을 위해 주식으로 전환되는 채권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대책에서 은행들의 자본 확충 기준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에 최소 300억 유로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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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경우 모든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충당금은 종전 7%에서 30%로 대폭 상향 조정된다. 스페인 정부는 충당금을 쌓을 능력이 없는 은행에는 정부 보증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페인 은행권이 현재 안고 있는 부실 부동산 대출 규모는 1800억 유로에 달한다.
방키아와 BFA의 부동산 대출 익스포져는 515억 유로로 스페인 은행중 가장 많은 수준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의 부동산 대출 익스포저는 이 보다는 적은 320억 유로 정도다.
한편, 스페인 정부가 방키아를 사실상 국유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스페인 증시는 2.8%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 2003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물 국채수익률도 다시 6%를 돌파하며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을 반영했다.
은행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방키아 주가는 5.8% 떨어졌으며 산탄데르와 BBVA 주가도 각각 4.52%, 4.73%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