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리 "정상회담 연장해서라도 지원책 얻겠다"..獨 반응은 요지부동

전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28~29일 이틀간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집중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회담 성과가 기대에 미흡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재정위기 압박에 정치적 고비를 맞은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일요일 밤까지 회담을 연장해서라도 '시장 안정책'을 얻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자신이 살아 있는 한 '부채 분담'이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재차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EU 정상회담에서는 1300억유로(1620억달러) 규모의 성장협약과 금융동맹 방향 등에 대한 원론적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스페인·이탈리아 국채금리 폭등을 차단하기 위한 구제기금의 국채시장 개입이나 중기적인 유로본드 발행 계획 등 시장이 원하는 조치에 대한 합의는 무척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伊 마리오 몬티 총리= 전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관심은 유로존 위기가 과연 이탈리아로 전염되는냐는 점이다. 스페인 은행위기가 부각되면서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위험수준인 6%선을 재돌파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특히 이탈리아 내에서는 몬티 총리의 재정긴축정책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작년말 위기 수습을 위해 출범한 기술관료 중심의 몬티 정부가 위기 극복은커녕, 위기 심화로 내쫓길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EU 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충분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몬티 정부가 실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몬티 정부는 구제기금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과 유로존이 공동으로 책임을 분담하는 유로본드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몬티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거수기 노릇을 하기 위해 정상회담이 열리는 브뤼셀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또 합의가 필요하다면, 다음주 월요일 시장이 열리기 전인 일요일인 밤까지 회담을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獨 앙겔라 메르켈 총리= 그러나 유로존 구제기금 최대 출자국 독일은 주변국의 부채를 다른 나라가 떠앉는 방식의 시장 안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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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자신이 소속된 기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 의원들의 비공개 모임에 참석, "내가 살아 있는 한 전면적 '부채 분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유로본드 발행은 "잘못됐고,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한 전날의 의견보다 강도가 셌다. 총리의 이 같은 생각에 대해 모임 참석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심지어 한 참석자는 "총리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독일 정치권의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메르겔의 선택지는 많지가 않다.
앞서 이날 반 롬푀이 EU 상임의장은 "부채 분담 조치는 도덕적 해이를 피하고 책임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재정규율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강한 체제가 갖춰진 뒤에 고려될 수 있다"며 독일의 입장을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