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카' 채권단 26일 아테네 방문 앞두고 긴장고조(상보)
그리스가 극심한 불황을 근거로 재정긴축 감축목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채권단은 2차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자금줄이 끊겨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에 빠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이뤄진 '트로이카' 채권단의 오는 26일 아테네 방문을 앞두고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안토니스 사라마스 그리스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아테네를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그리스가 1930년대 미국과 유사한 "대공황을 겪고 있다"며 긴축조건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유로존 구제기금 최대 지원국 독일의 입장은 강경하다.
필립 뢰슬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날 독일 공영방송 ARD에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은 그리스가 구제될 수 있을지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따른 "공포는 오래전에 사그라졌다"며 그리스의 긴축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국제 채권단의 강경한 자세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됐다. IMF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미집행분 지원을 앞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는 뜻을 EU 측에 시사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IMF 등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2020년까지 누적 공공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로 감축해야 하는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것이다. 목표 미달성시 그리스는 100억~500억유로의 추가 지원금을 필요로 하지만 채권단은 구제금융 추가 지원은 더 이상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슈피겔은 내다봤다.
2차 구제금융 이외에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면 2차 구제금융 미집행분 지급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트로이카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말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지원이 중단되면 그리스는 오는 9월 디폴트에 빠지고 유로존에서 방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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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은 유로존 정상들은 역내 상설 구제기금 유로안정화기구(ESM)이 출범하면, 유로존 이탈 충격은 대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SM은 독일에서 위헌 소송이 제기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2달 늦은 9월 이후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EU 관계자는 DPA통신에 "IMF 역시 트로이카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로선 어떤 결론도 추측일 뿐이다"고 말했다.
현재 그리스 정부는 5년간 이어진 경기침체(리세션)를 근거로 감축 목표 시한을 2년 늦추길 원하지만 채권단은 2014년까지 그리스가 115억유로의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선 변동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스가 국가 자산 매각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채권단의 우려를 강화시킨 부분이다. 그리스 자산개발펀드의 최고경영자(CEO) 코스타스 미트로폴로스는 새로운 정부가 자산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