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해제 5개월만에 다시 공매도 금지..伊도 공매도 공조
스페인이 공매도 금지 해제 5개월만에 다시 공매도를 금지했다. 스페인과 더불어 주가 폭락사태를 맞고 있는 이탈리아도 공매도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 두 나라의 갑작스런 공매도 금지는 유로존 3, 4위 경제국들의 위기 상황이 얼마나 다급한지를 잘 보여준다.
스페인 증권거래위원회(CNMV)는 23일(현지시간) 유럽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이날부터 오는 10월23일까지 3개월간 모든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증권거래위원회(CONSOB)도 같은 날 은행주와 보험주 등 주요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오는 27일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제네랄리, 유니크레디트, 인테사 상파올로 등 이탈리아 은행 29곳과 유니폴, 폰디아리아 사이 등 보험사 2개사가 대상이다.
앞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4개국은 작년 8월 남유럽 국가 위기가 프랑스로 확산됐다는 루머가 퍼져 유럽 증시가 폭락하자, 주식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당시 한국과 터키도 공매도 금지에 동참했다.
주식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전망해 주식을 미리 팔고, 나중에 시장에서 매도 물량만큼 사서 되갚는 투자기법이다. 특히 공매도는 약세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제 공매도 공조는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처음 이루어졌다.
스페인은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되자 지난 2월15일 공매도 금지를 해제했지만, 최근 들어 자국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자 공매도를 5개월 만에 다시 금지했다. 이탈리아 역시 스페인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공매도 공조에 나섰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매도는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고 금융권은 지적했다. 지난해가 투기로 인한 시장 불안이었다면, 올해는 펀더멘털을 반영한 투자자 이탈 문제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이 공매도를 금지한 시기에 스페인 증시가 6% 상승했지만, 금지 조치가 해제된 지난 2월15일부터 현재까지 40% 급락했다고 집계했다.
스워드피쉬 리서치의 개리 젠킨스 대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을 이해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며 "공매도가 실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아무도 국채를 사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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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스페인과 이탈리아 증시 낙폭은 축소됐지만, 국채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전일 대비 1.1% 하락 마감했고,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2.7%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3bp(0.23% 포인트) 뛴 7.498%로, 마감 기준으로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17bp 상승한 6.337%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국채가 부도날 경우 손실을 보장해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도 이날 627bp로,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 기록을 한 달 만에 다시 세웠다. 이탈리아 CDS 스프레드는 548bp를 기록했다.
스페인은 은행위기에 지방정부 재정 부실 문제까지 겹쳤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주(州) 정부는 지난 주말 중앙 정부에 지원을 신청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카탈루냐, 무르시아, 카스티야 라 만차, 발레아레스 제도, 카나리아 제도, 안달루시아 등 6개주도 조만간 중앙정부 지원을 신청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도시 재정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는 캄파니아주 나폴리시, 시칠리아주 팔레르모시 등 이탈리아 대도시 10곳이 재정난에 봉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