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기불황의 상징 100엔숍...엔저로 수입물가 올라 고전
엔화 약세(엔저)가 가속화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마침내 심리적 저항선인 100엔 선을 돌파했다. 일본 투자자들과 수출기업들은 엔화 약세가 장기 불황의 늪에서 일본 경제를 구해내리라는 기대감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이 지난 20년간 불황을 겪는 동안 승승장구했던 '100엔숍' 업주들은 최근 과거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디플레이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100엔숍이 고전하게 된 것은 엔화 가치가 하락한 만큼 수입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100엔숍이 그동안 100엔짜리 동전 하나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엔화 강세 덕분이었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중국 등지로부터 들여오는 수입품 가격이 하락해 적은 이익이나마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엔화 가치가 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례로 일본 최대 100엔숍 업체인 다이소는 '98엔에 사서 100엔에 판다'는 게 대표 전략이지만, 엔화 가치 상승으로 2엔의 이윤마저 손에 넣기 어렵게 됐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00.79엔까지 상승(엔화값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총선에 나서며 엔저 정책을 공언한 이후 27% 추락했다.
100엔짜리 동전의 구매력이 약해지자 100엔숍 업주들은 포장 단위와 취급 품목을 줄이는 등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다이소를 포함한 일본의 상위 4위권 100엔숍 업체들의 지난해 총 매출은 5400억엔(약 5조890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6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