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2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글로벌 경기 부진 전망 등으로 하락했다.
전날 주택과 소비자지표 호조로 반등한 지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06.59포인트, 0.69% 내린 1만5302.8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는 이날 장중 1만523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P500지수도 전날대비 11.70포인트, 0.70% 하락한 1648.36으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21.37포인트, 0.61% 떨어진 3467.52로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전날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주택가격과 소비자기대지수 개선이 이날은 역으로 양적완화 축소 이유로 작용한 것이다. 지표 호조로 인해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다시 제기된 것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주요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OECD는 이날 각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중단할 경우 국채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다만 장중 1% 넘게 하락했던 뉴욕 증시는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줄였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기 부양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게 낙폭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피터 얀코브스키스 오크브룩인베스트먼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국채 금리가 더 높아질 수록 경기방어주들이 입는 타격도 커질 것"이라며 "현재 이어지고 있는 경기회복 기조가 지속될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 OECD·IMF, 미·중·유럽 경제전망 하향 조정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할 경우 국채 금리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OECD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양적완화 정책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결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일 것"이라며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수많은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성장률에 지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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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또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성장 전망치는 기존 2%에서 1.9%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는 기존 -0.1%에서 -0.6% 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올해의 경우 기존 3.4%에서 3.1%로, 내년은 기존 4.2%에서 4%로 낮췄다.
OECD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8.0%에서 7.75%로 낮춰 잡았다. IMF는 특히 중국의 공공채무 및 신용 증가세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데이비드 립튼 IMF 수석 부총재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정체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하향 조정 배경을 들었다.
그는 다만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5%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중국은 아직 외부 충격에 대응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 로젠그렌 총재 "경기 부양정책 지속해야"
미국 지표 호조로 인해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일고 있지만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경기 부양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의 발언 이후 뉴욕 증시는 낙폭을 다소 줄였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가진 강연에서 "몇개월 내 노동시장 개선이 이뤄진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기조가 필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3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실업률도 과거 두 차례 경기 침체기에서 기록했던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나올 지표들이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이중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개선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자산매입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올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의결권을 갖고 있다.
◇ 모기지 신청자수 3주 연속 감소
미국의 모기지대출 신청자수는 지난주에 3주 연속 감소했다.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대출 차환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이달 24일까지 주간 주택융자(모기지) 신청자수가 전주 대비 8.8%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간 MBA모기지 신청자수는 이달 3일에는 7% 증가했지만 그 이후로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5월 10일 발표치는 -7.3%, 직전 주인 17일 발표치는 -9.8%를 각각 나타냈다.
모기지 대출 신청건수가 줄어든 이유는 모기지 대출 금리 상승으로 기존의 높은 금리에서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차환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30년 모기지 상품의 평균 고정 금리는 지난주 3.78%에서 이번 주 3.98%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2012년 5월 이후 고점 이다. 15년 모기지 상품의 경우 평균 고정 금리 역시 2.96%에서 3.1%로 뛰었다.
◇ 애플, 팀 쿡 인터뷰 후 상승
이날 증시에서 S&P500 지수의 10개 종목군이 일제히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통신, 유틸리티, 소비자 필수품 등 경기방어주들의 낙폭이 컸다.
기술주들도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애플 주가는 0.81% 상승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밤 캘리포니아 란초팔로스 베르데스에서 밝힌 발언 덕분이다.
쿡은 애플이 "상당히 놀랄만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특히 웨어러블(몸에 착용하는) 컴퓨터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쿡은 다만 스마트워치 등 애플이 개발 중인 신제품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 유럽 증시, 獨 신규실업 상승 등으로 하락 마감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하락 마감했다. 독일 고용 지표 악화와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성장률 하향 조정 등 악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1.99% 내린 6627.17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89% 하락한 3974.12를, 독일 DAX지수는 1.7% 밀린 8336.58로 마감했다.
유럽의 2위 자동차메이커가 푸조시트로앵이 현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프랑스 언론 보도에 4.2% 하락했다. 패스트패션 리테일러인 헤네스앤드모리츠 (H&M)는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 강등에 2.5% 내렸다. 세계 최대 지폐 인쇄업체인 드라루는 실적 부진에 4.1% 밀렸다.
프랑스 정유업체인 토탈은 이란 정부에 불법 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미 정부에 3억9800만달러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7% 하락했다.
독일은 이날 5월 신규 실업자수(계절조정)가 2만1000명 증가, 총 296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5000명 및 이전치 6000명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한편 달러는 이날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1.10엔으로 거래돼 전날의 102.31엔보다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100.75엔까지 떨어지는 등 101엔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1.88달러, 2% 하락한 배럴당 93.13달러에 체결됐다.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전날보다 12.10달러, 0.9% 오른 온스당 1391.80달러에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