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벨기에 초과 사망자 '매우 높은 수준'"…
"수온 상승 여파로 원전 가동·냉각수 방류 중단"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주일 사이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명 관광지, 스포츠 경기 운영이 중단된 데 있어 원자력발전소(원전) 가동도 멈추는 등 유럽 내 폭염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사망률 모니터링 기관인 유로모모(EuroMOM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 기간 유럽 27개국의 초과 사망자(excess deaths) 수가 1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9000명 이상이 폭염에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자로 나타났다. 초과 사망자는 통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예상되는 사망자 수를 넘어선 추가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로이터는 "유로모모가 집계한 초과 사망자 수가 폭염으로 인한 사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기간 코로나19 팬데믹 등과 같은 초과 사망 증가를 설명할 만한 다른 주요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해당 기간 초과 사망자가 1만650명으로 급증한 것은 폭염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유로모모 운영기관인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의 라세 베스터가르드는 로이터에 "이 시기에 이 정도 규모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말 높은 수치"라며 "극심한 폭염 이외에는 (초과 사망자 수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로모모는 국가별 초과 사망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초과 사망'을 기록한 국가는 프랑스와 벨기에 2곳이었다고 전했다.
벨기에 공중보건연구소는 해당 기간 자국의 초과 사망자 수가 1222명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전체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고, 2000년 이후 가장 심각한 폭염 피해"라고 전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 프랑스의 초과 사망자 수는 2025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았다. 보건당국은 "이는 잠정치로, 최종 집계에서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올해 유럽 폭염의 최대 피해국으로 평가받는다. 수도 파리에서는 에펠탑과 일부 박물관 등 주요 관광 명소가 폭염으로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임시 폐쇄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는 개최 역사상 처음으로 언덕이 많은 코스 일부가 단축됐다.
원전 가동도 일부 중단되거나 단축된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폭염으로 인한 원전 3곳을 가동 중단하고, 다른 8곳의 출력을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EDF는 AFP에 "기상 상황과 냉각수 방류 관련 규정 준수, 그리고 환경 보호를 위해 가론강, 론강, 뫼즈강 인근에 있는 골페슈(Golfech), 뷔제(Bugey), 쇼즈(Chooz) 원전의 원자로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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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안전 규칙에 따르면 각 원전은 발전소 인근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이를 방류할 때 수온을 일정 수준 아래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폭염으로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 냉각수를 방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원자로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폭염으로 인한 유럽 내 산불 피해도 상당하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올해 폭염 기간 폭염 산불 피해 면적이 전년 동일 기간 대비 2배에 달하는 2만5000헥타르로 추정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선 대형 산불로 1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산불을 피해 대피한 사람은 1400여명이고, 피해 면적은 6600헥타르로 집계됐다.
영국에서는 잉글랜드 남부와 중부 미들랜드 지역의 산불 위험이 최고 등급인 '이례적' 수준까지 올랐다. 영국 기상청과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연구진은 5~6월 기록적인 폭염 기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약 27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